전국 1,370여명 세무사가 5만2000여건 상담…취약계층 세금고충 해결

◆강원도 횡성군에 사는 뇌성마비 2급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ㄱ씨는 장애인 자녀를 태우고 병원에 다니기 위해 자동차를 구입했다. ㄱ씨는 어려운 형편에 자동차를 구입해 세금을 낼 돈이 없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ㄱ씨는 마을세무사와의 상담을 통해 취득세와 자동차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안내받고 세금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경남 남해군에 사는 할머니 ㄴ씨는 농사를 짓고 있다가 태풍이 농지를 덮쳐 자경을 포기한 상태였다. 별다른 수입이 없었던 ㄴ씨는 노후자금이 필요해 어쩔 수 없이 2017년에 농지 매매계약을 했다. 그런데 비사업용 토지는 양도세가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 돼 마을세무사에게 세금상담을 요청했다. ㄴ씨는 마을세무사로부터 전체 보유기간의 60% 기간 동안 농사를 지었기 때문에 중과되지 않는다고 안내받고 세금걱정을 덜게 됐다.

지난 한 해 전국의 마을세무사가 영세사업자, 농어촌 주민 등 세금상담을 받기 힘든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세금상담을 실시한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내용 중 일부다.

한국세무사회는 지난 2016년 2월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와 전국 마을세무사제도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세무사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영세사업자와 농어촌 주민 등 조세 취약계층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국 단위로 시작된 마을세무사 제도는 국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전국에서 1천132명의 세무사가 참여했다. 전문자격사로서 재능기부를 통해 국민들을 위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범사례가 되기도 했다.

2016년 6월부터 본격 시작된 마을세무사는 지난해까지 누적 상담건수가 5만2466건에 달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주로 전화상담[3만8086건(72.6%)]으로 이뤄졌으며,  방문상담[1만3696건(26.1%)], 팩스나 이메일 상담[684건(1.3%)]도 진행됐다.

2년 단위로 위촉되는 마을세무사는 지난해 말부터 다시 지방자치단체별로 더욱 확대돼 올해 1월에 전국 제2기 마을세무사 1천371명의 위촉이 완료됐다. 1기에 비해 참여 세무사 수도 1.2배 늘어났다.

지역별 마을세무사 현황은 서울 331명, 중부 305명, 대구 207명, 부산 206명, 광주 202명, 대전 120명으로 구성됐다. 또 시·군·구 단위로 편차 없이 고르게 마을세무사가 활동중에 있다.

강원도 원주시의 마을세무사로 활동 중인 심삼섭 세무사는 “마을세무사 제도가 그 취지에 걸맞게 운영되기 위해선 도심보다는 시골의 조세취약 계층이 많은 지역에 더 많은 마을세무사들이 배치돼야 한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제도로 자리 매김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중구의 장병기 세무사는 “운영의 공동 주체인 각 지방자치단체가 마을세무사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가져 상담사례도 공유하고 시정방향도 설명해 준다면 제도 운영의 내실을 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언했다.

세무사회 이창규 회장은 “취약계층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 마을세무사가 재능기부 차원에서 적극 참여하고 있다”면서 “세금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주변의 마을세무사와 상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세무사신문 제719호(20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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