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예약 취소율 80% 넘어…지역주민 2차 피해로 이어져
최문순 강원도지사 “지금 최고의 자원봉사는 강원도 여행”

“강원도 여행을 계획했다면 예정대로 가달라”
지난 9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제3차 강원도 산불관련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며 꺼낸 이야기다. 산불 피해로 고통 받는 주민들을 옆에 두고 여행을 즐기라는 이 총리의 말이 다소 의아할 수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강원도 지역경제는 80% 이상 관광 사업에 의존해 있고 더욱이 봄이 찾아온 지금은 만개한 벚꽃 등을 구경하러 오는 상춘객들로 한창 붐빌 때다. 그런데 이번 산불로 숙박시설, 식당 등의 예약 취소율이 85%를 넘어섰다고 한다. 대목을 기대한 강원지역 주민들은 산불 피해에 더해 한철 장사까지 포기해야할 위기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절실한 상태”라며 “어려움에 처한 강원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민들께서 강원도 피해 지역을 더 찾아 주기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강원지역 산불피해 주민들의 한숨을 조금 덜 수 있도록 나들이 가기 좋은 요즘 강원지역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지? 이 같은 취지에서 본지는 강원도의 가 볼 만한 관광지를 소개해 본다.<편집자>

Check 1. 축제는 없어도 봄꽃은 여전히 피어있다

산불의 영향으로 강원지역 대부분의 봄꽃 축제는 전면 취소됐다. 상인들의 어려움은 안타깝지만 여행객은 물론 주민들의 안전문제를 우선시한 결정이다. 다행히 산불은 완전히 진압됐고, 봄꽃은 거센 화마 속에서도 피어올랐다. 설악산의 벚꽃은 전국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매년 설악 벚꽃 축제에는 붐비는 여행객으로 걷기도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축제가 취소되며 그 발길이 뚝 끊겼다. 그래서 어쩌면 지금이 설악의 벚꽃을 가장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만 벚꽃이 하나둘씩 떨어지고 있어 마지막 남은 꽃잎을 보려면 조금 서둘러야 할 것이다.
삼척 근덕면 상맹방리로 가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유채꽃을 볼 수 있다. 노란 유채 꽃잎이 완연한 봄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며 뒤로는 맹방 해변의 바다가, 또 옆으로는 벚꽃길이 길게 서있어 봄의 아름다움을 모두 느낄 수 있다.
이밖에 강릉 주문진 장덕리 일대를 드라이브하거나 강릉 경포대로 향한다면 조금 늦게 피어오르는 복사꽃과 영산홍도 감상할 수 있다.
 

Check 2. 바다와 호수를 품고 달리는 자전거 여행

조금 활동적이면서 자연을 온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여행을 선호한다면 강원도 고성으로 가보는 것이 어떨까? 고성에는 동양 최대 자연호수인 화진포가 있다. 이 화진포를 둘러싼 약 10km의 둘레길은 ‘2018년 아름다운 자전거여행길 30선’에도 선정될 만큼 수려한 풍경을 자랑한다. 관광객들을 위한 자전거길이 잘 마련돼 있고 광활한 화진포 호수와 갈대밭, 습지공원, 철새 등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 또 중간마다 해양·생태박물관, 거진항, 등대, 소나무 숲길, 고인돌 유적지 등 15가지의 관광지도 둘러볼 수 있다.
무거운 자전거를 직접 가져갈 필요도 없다. 화진포 해양박물관 쪽으로 향하면 자전거 대여소가 운영되고 있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신분증만 제출하면 대여요금도 무료다. 운영시간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넉넉하다. 코스가 어렵지 않고 길 위에 먹거리와 볼거리도 많아 사진을 찍으며 쉬엄쉬엄 여행을 즐기기에 적당하다. 
이밖에도 웅장한 바다와 기암괴석을 사이로 달릴 수 있는 강릉 헌화로(강릉 금진해변∼정동진항 14km) 코스와 조금 더 전문적인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동해안 자전거길(경포대∼고성통일전망대 114km) 등도 유명하다.
 

Check 3. 강릉여행을 간다면 KTX를 이용해보자

강원도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싶다면 자가용을 활용해 가는 것이 좋다. 워낙 넓은 지역이기에 차 없이 이동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강릉시 안에서의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차 대신 KTX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더욱이 이달 30일까지 강릉선 KTX는 전 좌석 30% 할인혜택이 제공된다. 특히 15일부터는 기존 서울역과 청량리역으로 분할돼 출발했던 강릉선 KTX의 출발지가 서울역으로 전면 일원화돼 경부선과 호남선을 타고 올라오는 여행객들의 환승도 편리해졌다. 기차여행은 도로정체와 장시간 운전의 피로를 덜 수 있으며 바깥 풍경을 감상하고 가족,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행을 온전히 즐길 수 있어 매력적이다.
강릉에는 교동 짬뽕, 초당 순두부, 메밀전병, 막국수 등 이름난 음식이 많고, 바다와 호수, 산이 모두 있어 여행하기에 좋다. 안목해변 바로 앞 길게 늘어선 커피거리에서는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바다 풍경을 감상하며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활동적인 걸 좋아한다면 강문해변도 좋은 여행지다. 뛰어난 수중경관과 적당한 수심으로 스킨스쿠버, 수중다이빙을 즐기는 여행객들에게 인기 코스다.
기차여행을 왔다가 대관령 양떼목장 등 강릉 인근 지역으로 조금 멀리 나가보려 한다면 강릉역 KTX에 마련된 카셰어링 자동차를 대여해 이용하는 것도 좋다. 스마트폰으로 쉽게 예약이 가능하고 보통 10분 단위로 요금이 책정돼 필요한 시간만큼만 빌려서 이용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Check 4.계획된 여행은 그대로!…자원봉사도 좋아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자신의 SNS를 통해 “재난지역에 놀러 가는 것이 혹시나 폐가 될까라는 조심스런 생각은 거두어 달라”고 말하며 관광객의 돌아선 발길을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때문에 만약 애초에 강원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면 그 계획을 틀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하는 마음이 조금 불편하다면 자원봉사를 지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을의 복구 작업에는 많은 일손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일손을 돕고 우리가 간직해야 할 강원지역의 자연을 복원하는데 동참하는 것도 이 봄을 의미 있게 보내는 일이 될 것이다. 특히 코레일이 자원봉사를 위해 속초, 고성, 인제, 강릉 등으로 향하는 승객에게 특실을 제외한 모든 열차의 운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보다 편히 다녀 올 수 있게 됐다.

세무사신문 제746호(2019.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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