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 다문화가족 사회통합 실태 심층조사
도시보다 농촌 거주 결혼이민자에서 이혼·별거 적어

다문화 가정 손 (PG)
[제작 최자윤] 일러스트


결혼이민자 가운데 농촌에는 베트남 출신이, 도시에는 중국 출신이 가장 많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농촌에 사는 베트남 출신 결혼이민자의 경우 다른 결혼이민자와 비교해 언어·문화적으로 적응하는 데 상대적으로 큰 어려움에 부닥치고 사회적 관계망도 약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농촌 결혼이민자 베트남 출신이 ⅓…도시보다 거주기간 짧아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말 내놓은 '농촌 다문화가족 사회통합 실태 심층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농촌 결혼이민자·귀화자(이하 농촌 결혼이민자) 가운데 베트남 출신은 35.3%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중국(17.2%), 한국계 중국(17.1%), 필리핀(9.6%) 출신이 많았다.

도시 결혼이민자·귀화자(이하 도시 결혼이민자)는 한국계 중국 출신(34.7%)이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24%), 베트남(16.6%), 필리핀(5%), 미주·유럽·대양주(4.9%) 순이었다.

또한 도시에 사는 결혼이민자가 농촌에 거주하는 결혼이민자보다 배우자 없이 홀로 지내는 경우가 더 많았다.

도시 결혼이민자 가운데 이혼·별거 상태에 있는 비율이 7.7%로 농촌 결혼이민자 이혼·별거 비율(3.3%)의 배를 웃돌았다. 배우자와 사별한 비율도 도시 결혼이민자(3.4%)가 농촌 결혼 이민자(1.9%)보다 높았다.
10년 이상 국내에 거주한 비율을 보면 농촌 결혼이민자는 38.2%였으나 도시 결혼이민자는 이보다 높은 50.7%였다. 농촌 결혼이민자의 국내 거주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다.

연령차는 남편이 아내보다 11세 이상 연상인 비율이 농촌 다문화 가정은 절반 이상(55.1%)이었고 도시 다문화 가정은 35.9%로 집계됐다.'

◇ 농촌 베트남 여성결혼이민자 5명 중 1명 "사회적 관계망 없다"
보고서는 농촌에 거주하는 여성 결혼이민자에 국한해 이들의 사회통합 수준을 분석했다. 배우자와 관계, 사회적 관계망, 다문화 서비스 이용 경험 등을 살폈다.

분석 결과 베트남, 중국(한국계 중국인 제외), 필리핀 출신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사회 활동, 모임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나왔다.
3가지 유형의 사회적 관계망(어려움 의논 상대, 여가·취미활동 상대, 몸 아플 때 도움 요청 상대)을 묻는 말에 '모두 없다'고 답한 비율이 베트남 출신이 19.7%, 중국 출신이 17.4%, 필리핀이 13.7% 등으로 각각 나왔다. 베트남 출신이 상대적으로 조금 높은 편이다.

보고서는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농촌 다문화가족 가운데서도 베트남 출신 아내와 한국인 남편으로 구성된 가족이 언어·문화적응, 경제적 안정,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사회통합의 어려움이 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남편 연령이 부인보다 훨씬 높은 경우에도 사회통합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크므로 남편 고령화에 따른 경제적·자녀 교육 문제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는 여성가족부의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와 통계청의 다문화인구동태 자료를 활용해 도시 지역 거주와 농촌(읍면 지역 거주) 결혼이민자의 특성을 분석했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