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비싼 수입차를 법인용으로 등록해 개인이 세금을 내지 않는 법인차에 대한 과세를 강화했지만 '무늬만 법인차' 관행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는 2015년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초고가 스포츠카를 법인용으로 등록해 사적으로 이용한 뒤 관련 비용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처리함으로써 법인세를 탈루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법인세법을 개정했다.

법인차의 연간 감가상각액 한도를 800만 원으로 제한하고 차량운행일지를 작성토록 하며 임직원 전용보험에 가입해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 2016년부터 법인차 등록 요건을 강화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심기준 의원이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초고가 차량의 법인등록 현황이 법 개정 전후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일례로 람보르기니는 2015년 전체 4대 중 75%인 3대가 법인용으로 등록돼 있었지만, 법 개정 후인 2016년에는 20대 중 80%인 16대로, 법인 등록비율이 오히려 높아졌다.

페라리의 법인 등록비율은 2015년 77.7%에서 2016년 77.4%로 거의 변동이 없었고, 같은 기간 포르셰 911 시리즈는 77.5%에서 68.9%로, 벤츠SL 시리즈는 75.4%에서 71.9%로 감소하는 데 그쳤다.

또 아우디 R8 시리즈는 90.5%에서 90%로 별 변화가 없었고, BMI i8은 79.5%에서 90%로 오히려 높아졌다.

심 의원은 "등록 요건이 강화됐지만, 운행일지를 허위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고 임직원 전용보험 요건 역시 가족을 비상임이사 등으로 법인등기부에 올리는 방식으로 피해갈 수 있다"며 "법 개정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당국이 업무용 사용 여부에 대한 세무조사를 강화하고, 업무용 사용 입증 책임을 엄격하게 묻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임직원 전용보험 가입대상을 제한하고 고가차량 신고제도 도입 등 대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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