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전반기 내각은 개혁방향 설계…새 내각은 개혁 실행에 방점"

문 대통령, 10곳 장관급 인사 개각 단행
문재인 대통령은 9일 조국(54)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하는 등 10곳의 장관급 인사를 교체하는 개각을 단행했다.
윗줄 왼쪽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김현수 전 차관,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아랫줄 왼쪽부터 금융위원장 후보자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한상혁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 국가보훈처장 후보자 박삼득 전쟁기념사업회 회장, 주미대사 내정자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내정자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2019.8.9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청와대가 장관 4명을 포함해 장관급 인사 10명을 대거 교체하는 8·9 개각을 계기로 '문재인표 개혁' 완수에 고삐를 죄는 분위기다.

전반기 내각이 개혁의 '틀'을 잡는 데 공을 들였다면 이제는 개혁의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각을 통해 개혁 성향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관료와 학자 등을 전면에 내세운 데서 이 같은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구성된 1기 내각의 경우 18개 부처 중 절반에 가까운 8개 부처의 수장이 전·현직 국회의원 혹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로 채워졌을 정도로 정치인의 비중이 높았다.

8·9 개각에서 지명된 장관 후보자 4명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면 내각에 남는 정치인은 그 절반인 4명으로 줄어든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정치인 출신 등 문 대통령의 개혁 의중을 잘 아는 장관들이 개혁의 틀을 닦았다면 새로운 내각은 부처의 현안을 잘 알고 개혁을 실행해 국정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 도출'이라는 목표 아래 문 대통령은 '전문성 강화'와 '개혁 드라이브' 양 갈래로 인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성 강화를 통한 성과 도출' 콘셉트에 부합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출신의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를 꼽을 수 있다.

최 후보자는 반도체·AI(인공지능) 분야 전문가로 불린다. 일본의 경제보복 사태와 맞물려 국산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차관 출신인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옛 재무부 관료 출신으로 국제금융 전문가인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 육군에서 야전·정책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내정자 등도 '전문성 강화'에 무게가 실린 인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개혁 드라이브를 통한 성과 도출'을 노린 대표적인 인선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다.

현 정부 초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서 권력기관 개혁의 밑그림을 그리며 '문재인표 개혁'의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해온 조 후보자에게 던져진 '1호 미션'은 검찰 개혁 완수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전문 변호사이자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인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한 후보자는 가짜 뉴스 등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주문받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이번 개각을 통해 집권 중반기에 느슨해질 수 있는 공직사회 분위기를 다잡고 국정 성과 도출에 필요한 부처 장악력이 발휘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부처의 현안을 꿰뚫고 있는 최적의 인물을 선정한 만큼 강한 추진력으로 일선 부처에서 국정철학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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