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첫 시행해 단계적 확대…법적 근거 두고 안정적 지원

국민취업지원제도 브리핑하는 임서정 노동부 차관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취업지원제도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9.9


정부가 저소득층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최장 6개월 동안 구직촉진수당을 지급하고 취업 지원 서비스를 하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연간 예산이 1조3천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10일 노동부에 따르면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내년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내년 연말까지 지원 대상은 35만명이고 예산은 5천200억원이다.

향후 예산과 관련해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브리핑에서 "(제도가 정착 단계에 들어가는) 2022년에는 1조3천억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2021년에는 50만명으로, 현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에는 60만명으로 확대된다.

이때부터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정착 단계에 들어가 지원 대상과 예산 규모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연간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드는 만큼, '세금 퍼주기' 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국민취업지원제도가 기존 취업 지원 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취성패)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을 통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되는 예산은 많지 않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내년 국민취업지원제도 예산에서 취성패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예산을 빼면 1천5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노동부는 추산하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법적 근거를 갖는다는 점에서 기존 취업 지원 사업과는 차이가 있다. 권리·의무 관계에 따른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2009년부터 시행해온 취성패의 경우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어 해마다 예산 규모가 변하는 등 안정적인 지원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근거 법안인 '구직자 취업 촉진 및 생활 안정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구직촉진수당 수급 자격, 수급자의 구직활동 의무, 의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 등을 규정하고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브리핑하는 임서정 노동부 차관
(세종=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민취업지원제도에 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9.9 zjin@yna.co.kr


임 차관은 "정부는 수당 지급과 취업 지원 서비스를 하고 수급자는 (정부와 상담을 거쳐 작성한) 취업활동계획서에 따라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는 일종의 상호 의무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구직촉진수당 수급자가 취업활동계획서에 따른 구직활동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면 수당을 어디에 쓰는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저소득층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의 경우 수급자가 지원금을 일시불로 30만원 이상 쓰면 사용처를 노동부에 보고하게 돼 있다.

일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수급자가 구직활동과 상관없는 데 돈을 쓴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노동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에 대해서는 사용처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임 차관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지원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데 구직촉진수당을 받는 등 부정수급 행위는 형사 처벌을 할 수 있다.

국민취업지원제도 근거 법안은 구직촉진수당 부정수급에 대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부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시행되면 고용보험 실업급여 중심의 취약한 고용 안전망을 보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전체 취업자 약 2천700만명 가운데 고용보험 혜택을 못 받는 사람은 자영업자 547만명과 특수형태근로 종사자 51만명을 포함해 1천200만명으로 추산된다. 취업자의 45%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있다는 얘기다.

임 차관은 "내년 7월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차질 없이 시행하기 위해 법안과 관련 예산이 정기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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