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 속에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악화할 경우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평가가 나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승호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1일 오후 예금보험공사 대강당에서 한국금융학회가 연 동계 정책 심포지엄에서 "현재 외환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성장률 둔화, 경상수지 흑자 감소 상황에서 경제의 기초여건이 나빠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성장이 계속되면 외국인이 국내 주식, 채권에 대한 투자를 줄이거나 기존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선임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하거나 실물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는 등 국내 금융·외환시장을 둘러싼 잠재적인 위험요인이 있다"며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 경제가 장기침체에 들어서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김태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한국은 과거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부동산 가격 거품이 크지 않다"며 "부동산거품에 따른 위기보다는 저성장에 소득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장기침체 현상이 지속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업들의 노동비용이 커지고 생산성이 하락하면서 민간투자가 줄고 고용은 축소했다"며 "이에 가계의 소득 증가세가 낮아지는 등 장기침체 현상이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금융회사 대부분의 수익성이 낮아진 상태"라며 "국내외 금융시장이 급격히 혼란해지는 경우에는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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