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고
[기고]‘더존 위하고’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빅데이터”와 관련하여 중소벤처기업부 박영선장관은 “데이터를 누가 갖고 있는가가 중요하며, 중소기업들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AI 혁신 서비스를 위해 데이터센터와 같은 국가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민간 영리회사들의 상업적 비즈니스 영역이였던 빅데이터를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도 공익성과 파급효과를 인식하고, 올바른 방향과 정책수립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세무사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에 더존은 세무사사무소를 대상으로 두차례에 걸친 설명회와 더존 본사가 있는 강촌에서 1박2일 상설캠프까지 운영하면서 사용자 모집(빅데이터 구축)에 몰두하고 있어 이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빅데이터와 AI를 모범적으로 활용한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인 핀란드 정부의 ‘의료정보시스템’에 축적된 빅데이터 기반 AI솔루션은 환자의 동영상이나 사진만으로도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희귀병 소견을 90%이상의 정확도로 사전에 진단한다.

통계자료의 절대가치인 ‘정확도’는 100%에 가까운 모든 유관데이터가 축적되어야만 오차범위를 줄일 수 있는데, 전 국민이 안전하게 믿고 맡길 수 있는 핀란드 정부가 의료데이터를 DB화하고, 공익적 활용방안을 개발한 민간회사의 AI솔루션에 데이터를 개방했기 때문에 성공적 사례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정부 차원에서 빅데이터를 모으고, 공익적 AI솔루션을 개발한 민간회사들에게 제한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하는, 즉 서로의 역할이 분리되는 것이 이상적인 반면, 영리회사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하는 시도는 여러 측면에서 상당히 위험하다고 본다.

“데이터 주권”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 역시 공익성이 큰 빅데이터의 활용도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며, 신뢰할 수 있고 안전한 데이터 관리 주체 뿐만 아니라, 데이터들의 원래 주인인 국민 개개인의 권리와 혜택이 전제되어야 함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세무사사무소 기업 회계데이터의 주인은 누구인가? 당연히, 1차적으로는 수임거래처 일 것이다. 또한, 기장 및 신고 등 포괄적 업무대행을 법적으로 위임받은 세무사사무소 역시 2차적 데이터 주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 회계데이터로 인하여 발생하는 공적 이익과 혜택은 당연히 세무사사무소와 수임거래처가 우선적으로 누려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기업데이터를 대량수집 하는데 혈안이 된 더존은 ‘데이터의 주인들인 세무사사무소와 수임거래처가 오히려 사용료를 지불하면서, 데이터를 몽땅 내주고, 심지어 종국에는 클라우드시스템에 의존적으로 꽁꽁 묶여버리는 구조’가 아닌가?

더 심각한 것은 방대한 H/W와 고가의 장비 등 민간이 운영하기에는 과도한 투자비용 때문에 결국 비싼 이용료를 사용자가 떠안아야 할 것이며, 정보제공 동의 범위를 벗어난 왜곡된 데이터 활용(재가공 및 재판매), 외부해킹으로 인한 데이터의 유출이나 오·남용 등 근본적으로 수많은 리스크가 존재하는 대단히 불안한 구조라는 점이다.

그럼, 도대체 더존은 주 사용자인 세무사사무소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금도 사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프로그램을 굳이 바꾸려고 하는 것인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새로 출시된 신제품이 과연 세무사를 위한 것인가?

IDC센터 구축 및 고가의 전산장비, 개발인력 등 신제품에 투입된 막대한 비용은 결코 세무사사무소에서 지불하는 이용료만으로는 충당되지 않는다. 결국, 세무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철저히 해당 영리기업의 또다른 미래 먹거리를 목표로 사전에 설계하고 개발한 것이 분명하다.

둘째, 새로 출시된 신제품이 세무사사무소 업무에 도움이 되는가?

한마디로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다. 일정부분 업무량과 업무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반면, 기장료 인하 요구로 이어질 수도 있고, 더 큰 문제는 세무사의 업역과 위상이 축소될 뿐만 아니라, 향후 일방적인 네거티브 정책으로 이용료가 급상승할 경우 속수무책이 될 수 있다.

이처럼 데이터의 주인인 세무사사무소와 수임거래처들이 향후 치러야할지도 모를 가혹한 대가와 위험부담이 분명한데도 해당 클라우드서비스로 전환하려는 사무소가 과연 있을까?

물론, 대다수 현명한 세무사회원 사무소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프로그램이므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신중히 접근할 것으로 보지만, 명의대여나 직원들이 실세인 세무사사무소는 그들을 현혹하는 재택근무 등 몇가지 메리트 때문에 교체할 수도 있겠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이나 PC(웹)에서 몇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자동차보험료를 자동계산 해주거나, 쿠폰지급 또는 경품응모 등 이벤트를 종종 접하게 되는데, 내가 입력한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 나의 개인정보가 과연 어디로 가는지, 누가 모으는지 한번쯤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수임거래처의 기업정보와 회계데이터라면 더욱 그러하다. 클라우드서비스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핵심은 세무사사무소와 수임거래처들의 소중한 자산인 기업정보와 회계데이터가 과연 어디로 가고, 누가 모으려 하는지, 어떻게 활용될지, 전문가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신중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세무사사무소와 수임거래처가 더존에 종속될 수도 있어 매우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몇가지 편의기능 때문에 클라우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면, 충분히 안전하면서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는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드리고 싶다.

세무사회는 이미 클라우드를 대신할 “세무사랑-포켓”을 출시한 바 있고, (주)한길TIS에서 제공하는 “세무라인”과 베스트CMS, 전자팩스, 적격증빙 자동수취 프로그램 등은 클라우드ERP와 다름없는 다양한 업무자동화 편의기능을 통해 업무량과 업무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빅데이터와 관련해서는 이미 국세청 등 정부기관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가 전부 모여져있다. 굳이 민간에서 고가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장기적으로 부처간 협의를 통해 활용 가능성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

때문에 수임거래처의 기업데이터는 각 세무사사무소 서버에 보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공익적 용도로 활용될 가치가 있는 데이터만 동의를 받아 제한적으로 한국세무사회에서 D/B화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회원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인프라 즉, DB와 서버 등 하드웨어적 역할과 빅데이터 관리 및 활용에 관한 법적 안정성 등 시스템 총괄 관리를 담당할 수 있는 주체는 한국세무사회가 유일무이하다.

더욱이,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서 클라우드의 순기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국세청(홈택스)이나 여타 정부기관과의 D/B 공유 또는 다른 메이저 플랫폼과의 연계 가능성도 충분히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렇게 될 경우, 전국의 세무사사무소가 한국세무사회에서 관리하는 빅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자동화기술을 사무소 업무에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업역보호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끝으로, 매년 지방회 차원에서 시행하는 직원 대상 강의를 하고 있는 서울지방회 소속 회직자인 세무사가 한길TIS는 물론, 한국세무사회와도 경쟁관계에 있는 더존의 프로그램 개발 기획에 참여하고 제품 홍보에까지 앞장서는 모습은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761호(2019.12.3.)

<저작권자 © 세무사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무사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