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에 버릴 사람은 없다

“옛날 제왕들은 모두 맹인을 악사로 삼아서 거문고 타면서 시를 읊는 임무를 맡겼으니, 그들은 눈이 없어도 소리를 잘 살피기 때문이다. 또한 세상에 버릴 사람은 없다”

·<세종실록> 재위 13년 12월 25일

 

무기인야(無棄人也)란 ‘버릴 사람은 없다’란 뜻이다.


제시된 인용문은 세종 시대의 음악가인 난계 박연의 상언 내용이다. 박연은 장애인 음악가들이 “이미 시대에 쓰임이 되고 있는 바 국가에서 그들을 돌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하며 음악 관장기관인 관습도감 소속 맹인 음악가들에게 정기적인 급여 외에도 쌀을 특별히 내려주고 관직을 제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세종은 맹인 음악가뿐만 아니라 나라에서 가장 힘없는 사람들, 즉 “환과고독(鰥孤孤獨)과 노쇠한 자와 폐질 환자들은 왕자의 정치에서 마땅히 불쌍히 여겨야 할 바”라면서, 그들의 복지에 관심을 기울였다. 불구자에게는 병역을 면제해주는가 하면, 그들을 봉양할 장정 한 사람씩을 붙여주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장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음악가 등 전문가가 되거나 정승·판서의 책무를 맡아 소임을 다했다. 세종 때 이조판서를 지낸 허조는 “어깨와 등이 구부러져 있었던” 장애인이었다.

·자료출처 : ‘세종의 적솔력’ 박현모 저 2018, 흐름출판

세무사신문 제762호(2019.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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