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고가 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실수요자가 아닌 경우 양도소득세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12·16 부동산 대책'의 입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특히 종부세 강화 대책은 정부 발표대로 시행되려면 내년 5월까지 입법이 완료돼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내년 4월 총선 일정에다 야당이 '맞불' 성격으로 종부세 완화 법안을 발의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2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를 1주택자에 대해서도 강화하고,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200%에서 300%로 올리는 내용을 담은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안을 '의원 발의 형식'으로 이번 주 초 제출하기로 했다.
통상 정부 대책 가운데 입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법안 처리 속도를 높이고자 할 때 정부안을 제출하는 대신 의원 발의 형식을 택한다.
정부는 9억원 초과 주택을 거래한 1세대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하고 1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을 40%에서 50%로 인상하는 등 실수요자가 아닌 경우 양도세를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도 의원 발의 형식으로 함께 발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금주초 두 법안의 대표발의를 준비 중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종부세 강화는 법 개정 후 2020년 납부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종부세는 과세 기준일이 6월 1일이기 때문에 2020년 납부분부터 이번 대책을 적용하려면 내년 5월 말까지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부세 인상은 2020년 납부분부터 시행하려면 종부세 납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종부세법이 통과돼야 한다"며 "그래서 의원입법 형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양도세 강화 대책은 2021년 양도분부터 적용하기로 한 만큼 내년 안에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되므로 종부세법 개정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정부는 종부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안을 내년 상반기 중 가급적 동시 처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부세법과 소득세법 개정을 동시에 빨리 추진하려 한다"며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에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우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번 부동산 대책은 시장 상황에 대해 적정하게 대처한 것으로, 정부 발표대로 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내년 2월 임시국회 때 회의를 열어 논의하자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기재위 자유한국당 간사인 추경호 의원은 "정부가 시장 원리에 기초해 수요와 공급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공급 확대 정책은 도외시하고 정치 이념에 사로잡혀 시장을 다 망가뜨리고 거래를 위축시키는 반(反)시장적인 정책을 내놨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은 "애꿎게 집 한 채 가진 사람들에게 '세금 폭탄'을 퍼붓는 것은 맞지 않다"며 "정부·여당이 원하는 내용과 방법, 시기 대로 (법 개정을) 하려는 데 대해 절대 순순히 협조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서울 강남·서초·송파구를 지역구로 둔 야당 의원들과 부동산 정책을 다루는 국회 국토교통위 야당 의원들, 바른미래당 조세소위 위원인 유승민 의원 등이 서명한 종부세법 개정안이 20일 제출됐다.
개정안에는 1주택자에 대해 세 부담 상한 비율을 150%에서 130%로 낮추고, 만 60세 이상 고령자와 장기보유자에 대한 공제율을 보다 확대하는 한편, 다주택자에게 1년간의 처분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작년 12월 본회의를 통과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올해부터 3주택 이상 보유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종부세 최고세율을 3.2%로 높이는 내용 등 정부 대책의 뼈대는 대체로 유지됐다.
다만 야당 반발로 서울 등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이 정부 대책 발표 당시 300%에서 200%로 완화됐으며, 1세대 1주택 보유자에 대해 보유 기간이 15년 이상이면 세액을 50% 공제해주는 내용이 추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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