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의 시간을 귀히 여겨라


“천년의 긴 세월도 일각의 어긋남 없음에서 비롯되고, 모든 공적의 빛남은 촌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데서 말미암는다.”

·<세종실록> 재위 16년 7월 1일

촌음무광(寸陰無曠)이란 ‘촌음’, 즉 ‘아주 짧은 시간도 헛되이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제시된 인용문은 1434년(세종 16년) 7월 1일, 국가 표준시계로 물시계를 사용하면서, 세종이 김빈에게 짓게 한 글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서 ‘모든 공적의 빛남은 촌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데서 나온다’란 구절은 비단, 왕과 신료들이 자신의 시간을 아낀다는 뜻을 넘어서 백성들의 시간도 귀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회루 옆 보루각→경회루 남문→근정전 월화문→근정문 쇠북→광화문 대종고 등으로 시간을 전하여 알리게 했다는 실록이 보여주듯이, 세종은 백성들도 시간이라는 중요한 정보자원을 누릴 수 있게 했다.
백성들 또한 나라의 주체란 의식을 갖게 했던 것이다.
경복궁 경회루 동남쪽에 있던 보루각은 그런 의미에서 세종의 민본정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자료출처 : ‘세종의 적솔력’ 박현모 저 2018, 흐름출판


세무사신문 제763호(20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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