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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공시가격 후폭풍…강남·마용성 아파트 매물 늘기 시작경제 흔들리는데 보유세 부담까지 커져…'보유세 푸어' 신조어도 등장
집 안 팔리자 반전세 전환·증여 등 대책 부심…공시가격 이의신청도 늘듯

서울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는 주부 임모(53)씨는 최근 보유세 부담 때문에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전용면적 84㎡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

북아현동의 이 아파트가 이번 공시가격 인상으로 종합부동산세 대상이 되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매도를 결정한 것이다.

임씨는 "현재 일시적 2주택 상태여서 기왕이면 양도세 면제가 될 때 파는 게 낫다고 보고 집을 내놨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인지 계약이 안 된다"며 "집이 안 팔릴 경우 딸에게 증여할지, 반전세로 돌릴지도 여러 카드를 놓고 함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기를 맞은 가운데 공시가격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술렁거리는 모습이다.

코로나 발(發) 집값 하락이 우려되는 분위기에 보유세 부담까지 커져 고민에 빠진 집주인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시장에는 자신의 소득으로 보유세 부담이 힘들다는 의미의 '보유세 푸어(Poo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지난 주말 중개업소에는 급매물이 쏟아지진 않았지만 집주인들의 매도·세금 등 상담이 이어졌고, 매수자들은 2억∼3억원 이상 싼 급매물만 사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많았다.'

◇ 코로나에 보유세 충격…강남·마용성, "집 팔겠다" 늘어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이 30∼40%씩 급등한 강남권의 중개업소들은 "공시가격 발표로 당장 급매물이 쏟아지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도 "여러 악재가 많아 점차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도 다소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공시가격 발표 이후 확실히 매도를 염두에 둔 상담 전화가 늘었다"며 "매도 가능 금액, 양도세 등 상당히 구체적으로 물어오는 게 전과 다른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중개업소 사장은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한 채만 있어도 보유세가 1천600만원이 넘고, 대형이나 2주택 이상 보유자들은 보유세로 수천만원을 내야 하는데 아무리 현금 부자가 많다 해도 보유세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악재로 집값 하락이 우려되는데 보유세 부담까지 커져서 차츰 매물이 늘어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 역시 "현재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에 팔려고 내놓은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2건, 집값 하락과 보유세 걱정에 내놓은 매물이 1건 있다"며 "전고점 계약금액 대비 5% 정도 낮은 금액인데 거래는 잘 안 된다"고 했다.

이 사장은 "종부세 회피 매물이 5월 말까지,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이 6월 말까지 정리돼야 하니 아무래도 매물이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4월부터는 (팔릴 만한) 현실적인 금액대로 호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봤다.

강남구 대치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코로나 여파로 거래가 뜸한데 공시가격까지 많이 올라서 집주인들이 부담스러워한다"며 "다주택자들 매물이 몇 개 나와 있는데 자금 조달계획서와 15종의 증빙자료까지 제출하라고 하니 거래가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전용면적 76㎡ 2층이 19억5천만원에 팔린 이후 지금은 로열층도 이 금액에 살 수 있지만 매수자들은 2억원 이상 떨어져야 사겠다는 입장"이라며 "매수자는 급할 게 없고 매도자만 바쁜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 20일 19억5천만원에 계약됐다.

동호수가 좋아 최고 21억원까지 거래되던 물건인데 1억5천만원 싸게 나오니 계약이 이뤄졌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리센츠 전용 84㎡는 8층이 최근 최고가보다 5억원 낮은 16억원에 실거래 신고가 돼 정상 거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59㎡의 시세가 현재 17억5천만원인데 전용 84㎡가 16억원에 팔린 것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이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로 보이고, 그 한 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9억∼20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며 "대체로 매수-매도자간 호가 격차가 커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만큼 공시가격이 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대도 매물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지난 20일 한 중개업소에 3건의 급매물이 한꺼번에 나왔다. 이 아파트는 올해 전용 84㎡의 상당수가 공시가격 9억원을 넘어 종부세 대상이 됐다.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84.59㎡의 호가가 16억원 선인데 지난달에 1억원 이상 내린 14억9천만원에 급매물이 팔린 영향인지 무작정 적정가격에 서둘러 팔아달라며 집을 내놨다"며 "1주택자가 많은 곳이라 종부세 부담보다는 최근 경기침체 영향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 역시 "워낙 매물이 귀했는데 최근 10∼20% 정도 매물이 늘었다"며 "보유세 부담도 있지만 그보다는 코로나와 경기침체 우려로 매물이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역시 올해 공시가격 상승폭이 컸던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는 급매물이 크게 늘진 않았으나 매수세가 위축된 분위기다.

신시가지 7단지 가운데 목은초등학교 학군의 전용 66㎡는 지난해 12월 최고 15억7천만원에 팔린 이후 현재 이보다 낮은 15억∼15억5천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 있으나 거래는 거의 없다.

◇ '보유세 푸어' 걱정…반전세 돌리고 증여 상담 늘어, 공시가격 집단 이의신청도 늘듯

올해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부동산 카페 등에는 보유세 걱정을 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강남은 웬만한 전용 84㎡ 아파트 한 채만 있어도 보유세가 1천만원이 넘고, 강북도 인기 지역에서는 수백만원의 보유세를 내야 한다.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더 커서 강남권과 '마·용·성' 등지에 3주택을 보유한 경우 보유세가 최대 1억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소득이 없는 은퇴자들이나 주택 투자에 '올인'한 직장인들 사이에는 소득으로 보유세 감당이 어렵다는 의미의 '보유세 푸어(Poor)'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보유세 감당이 어려운 일부 다주택자들은 전세를 반전세로 돌려 월세로 보유세를 충당하겠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성동구 하왕십리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집을 팔겠다고 내놨는데 안 팔리면 보유세를 내기 위해 전세를 반전세로 돌리겠다는 집주인들이 있다"며 "결국 세입자에게 세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왕십리동 센트라스 전용 84㎡의 전셋값이 7억5천만∼7억8천만원 선인데 보증금 4억원에 월세 100만원 수준의 반전세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서초구 서초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도 "보유세 부담이 커져 월세로 돌리겠다는 집주인들이 나오고 있다"며 "2천만원 이하 분리과세 요건에 맞춰 연간 월세 소득을 2천만원 이하로 맞추려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부부 공동명의로 돌려 절세를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강서구 마곡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공시가격 인상 이후 1주택자는 별 동요가 없지만 보유세가 급증하는 2, 3주택자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영향으로 매매가 잘 안 되니 증여, 공동명의에 대한 상담이 늘었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은 지난해 말 시세로 산정되는데, 올해 들어 집값이 하락한 곳이 늘면서 공시가격 이의신청 건수도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입주자 연명으로 단체 이의신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단지들도 입주자대표회의 등을 중심으로 집단 이의신청에 나설 분위기다.

영등포구 영등포동7가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소득이 없는 나이드신 분들은 보유세 부담으로 집을 팔아야겠다는 말도 많이 한다"며 "올해 공시가격 이의신청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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