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반응 제각각…"잦은 질문에도 안정된 태도로 반응해줘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스트레스,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일상생활 제약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런 반응을 지칭하는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24일 의료계는 일시적인 스트레스 반응은 충격의 원인이 없어지면 사라지지만, 코로나19 사태처럼 장기적인 스트레스는 정서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람은 기억과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상황을 기억하고, 지속하는 위험 속에서 재충격의 두려움, 위험이 가까이 있거나 점점 다가오는 것 같은 불안 등을 더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으로 무너진 일상 속에서 규칙적인 수면, 기상 시간 등 일상생활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서는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지만 좁은 실내공간에서 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며 "넓은 공원에서 산책하거나 혼자 할 수 있는 야외 운동을 하면서 기분을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운동 외에도 음악, 미술, 독서, 영화감상, 지인과 통화 등 취향에 맞는 활동으로 좋은 기분을 끌어낼 수 있다"며 "손 씻기나 코와 입에 손대지 않기 등 감염될 위험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일 쏟아지는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심리적 외상을 유발하는 자극이 될 수도 있다"며 "뉴스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고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은 어른과는 다른 양상의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어른보다 더 불안해할 수도 있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불안도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몸이 아프거나 위축되는 행동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밤에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다시 가리지 못하게 되거나 고집이 세지고 사소한 것에 불평이나 불만이 늘 수 있다.

석 교수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반응은 제각각이기 때문에 부모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때는 질병관리본부, 보건복지부, 대한의사협회 등 믿을만한 정보를 구할 수 있는 곳에서 대처 방법을 찾아보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이가 떼를 쓰거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물어보더라도 침착하고 일관성 있게 안정적인 태도로 반응해주는 것이 좋다"며 "심리적으로 위축된 아이에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면 아이가 말문을 아예 닫아버릴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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