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0~90세 유럽인 10만5천여 명, 12년간 2년 주기 측정치 분석
스위스 제네바대 연구진, 저널 '건강 심리학'에 논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신체활동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한해 32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세계 어느 곳이 됐든 10초당 1명꼴로 사망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만 50세부터는 신체활동이 서서히 줄고 뇌의 인지 능력도 감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활동과 인지능력은 서로 맞물려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신체활동이 뇌에 더 큰 영향을 미칠까 아니면 그 반대일까?

스위스 제네바대(UNIGE)가, 스위스 국립과학재단 산하 'NCCR LIVES'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그 해답을 내놨다.

결론은 지금까지 인식됐던 것과 정반대였다.

뇌의 인지 능력이 신체의 비활동성을 막는 정도가, 신체활동이 인지 능력 저하를 막는 정도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제네바대는 24일(현지시간) 관련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본 논문은 저널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에 실렸다.'

스포츠 심리학자로서 이 연구를 주도한 UNIGE의 보리스 헤발 박사는 "신체활동과 인지능력은 기억력 측면에서, 나아가 새로운 뉴런(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서로 연관된 것으로 보고됐다"라면서 "하지만 어느 쪽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시험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유럽 25개국이 참여한 'SHARE 서베이'의 사회·경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만 50세부터 90세까지 10만5천206 명을 대상으로 총 12년간 2년 주기로 신체 및 인지 능력을 측정한 결과를 분석했다.

인지 능력은 60초 동안 동물의 이름을 대는 어휘 구사력과 10개의 단어를 읽고 기억을 되살려 나열하는 능력으로 측정했다. 신체 활동은 1단계(전혀 없음)부터 4단계(매주 한 번 이상)로 나눠 검사했다.

그 결과 인지능력은 신체활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그 반대는 별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신체활동도 인지능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일종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만 보면 신체활동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50대 이후의 신체 및 인지 능력 감퇴를 선순환 구도로 늦추려면 먼저 인지 기능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결론이다.

헤발 박사는 "뇌가 좌식 생활을 탈피하는 건 정말 힘들고, 인지 능력을 기르면 신체 능력이 그 뒤를 따른다는 우리의 가설이 이번 연구로 입증됐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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