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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줄어도 월세는 요지부동…임대료 낮출 방법 없나요?"

서울에서 크로스핏(고강도 복합 운동) 전문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3월 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 시행으로 3주간 문을 닫아야 했다.

A씨는 "정부가 방역 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제한적으로나마 운영할 수 있도록 했지만 그룹 운동이 많은 크로스핏 특성상 지침을 지키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비를 포함해 한달 임대료로 50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3주간 매출이 전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직원 인건비도 감내해야 했다.

A씨는 "상황이 힘들다 보니 건물주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지만 건물주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착한 임대인 운동'도 결국 임대인의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권이 제한된 소상공인들이 임대료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착한 임대인 운동이라는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움직임이 있긴 하지만 실효적 성과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소벤처기업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9일 기준 착한 임대인 운동에 참여한 임대인은 3천425명, 대상 점포는 3만44곳이었다. 작년 통계청 조사 기준 소상공인 사업체가 274만개인 점을 고려하면 착한 임대인 운동의 수혜를 입은 업체 비율이 미미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급격한 매출 감소를 이유로 임차인이 건물주에게 임대료 인하를 요구할 수는 없는 것일까.

현행 법령에 관련 제도가 없지는 않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1조에 '차임증감청구권(借賃增減請求權)'을 규정해놨다. 이 조항에 따르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등 부담이 늘었거나 경제 사정 변동이 발생할 경우 임차인은 차임(임대료) 인하를 청구할 수 있다. 임대인이 이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민사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소상공업계에 따르면 차임증감청구권은 사문화되다시피 해 실제로는 거의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이성원 사무총장은 "차임증감청구권이라는 제도에 대해 대부분 임차인이 알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권리에 대해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자칫 재계약 해지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당하게 요구했을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정부에) 행정 지원을 요청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도 "소송 비용과 절차 문제로 (차임증감청구권을) 현실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아무리 분명하고 확실한 권리여도 (소송) 승패 위험 부담을 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시도 자체가 심리적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임대료 인하 요구권이 실제로 행사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소송 때 법원이 유연한 판단을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작년 5월 차임증감청구권의 실효성을 높이는 내용 등을 담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여전히 계류 중이다.

제 의원실 관계자는 "(임차인들이) 소송 과정에서 겪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임증감청구에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을 때 임차건물 소재지 관할 법원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내용을 조항에 명시하려 했으나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독일의 경우 코로나19 상황에서 임차인이 임대료를 연체하더라도 한동안 계약 해지를 하지 못하게 하는 등 대응책을 펴고 있다"며 "건물주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을 수도 있지만 모두가 고통을 분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한시적으로나마 임대료 동결, 납부 유예 혹은 인하가 가능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성중탁 교수도 "법령 개정 등을 통해 임차인이 지는 소송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코로나19와 같은 글로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임차인이 임대료 감액 필요성을 간단히 주장하고, 임대인이 (방어 논리를) 적극적으로 입증하도록 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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