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평균 9억원…돌 갓넘긴 유아도 수억원
"손자손녀 증여 느는 건 배당 통해 일찍부터 부 물려주려는 것"

상장기업 지분을 보유한 미성년 주식부자 가운데는 태어난 지 몇 해 지나지 않은 영유아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주식을 증여받는 나이가 갈수록 어려지고 부의 대물림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7일 현재 상장사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지분공시에서 드러난 7살 이하 주주는 현재 총 93명으로, 평균 보유지분 평가액이 9억1천700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22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증시가 출렁인 올 상반기 중 지분을 새로 확보했다.

나이가 1살인 수천만원 이상의 주주도 4명이나 됐다.

그 중 하이스틸의 1살 주주는 5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해 동갑내기 가운데 주식 보유액이 가장 컸다. 이 주주는 태어난 지 10개월째 되던 지난 5월 하이스틸 주식 3만1천여주(1.59%)를 증여받았다. 이 주주는 이달 초 갓 돌을 넘겼다.

한일철강의 2세 주주는 이보다 많은 11억원어치 주식을 보유했다.

앞서 지난 5월 한일철강 엄정헌 회장과 하이스틸 엄정근 회장은 지분을 자녀, 손주 등 친인척에게 각각 증여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두 회사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주주 가운데 7세 미만 아동은 총 4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지분의 평가가치는 총 38억원 수준이다.

샘표식품의 3살, 4살 주주도 각각 12억8천만원, 14억7천만원어치 회사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각각 1살과 2살 때이던 2년 전 보유 주식의 상당 부분을 증여받은 이후 올해 상반기 일부를 추가로 매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 손자·손녀가 주식을 증여받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이들 주주의 나이도 갈수록 어려지고 있다"며 "자식에게 증여했을 때의 이중 과세를 피하고 배당을 통해 일찍부터 부를 물려주기 위한 '대물림'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지분이 증여로 이뤄진 것과 달리 정지완 솔브레인홀딩스 회장의 손녀(7)는 지분을 상속받은 사례에 해당한다.

정 양은 부친의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2.41% 등을 물려받았다. 보유지분 평가가치는 54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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