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올해 미국서 IPO로 조달한 금액 전년 동기 3배 이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기업의 미국 자본 시장 진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지난 1년간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수는 오히려 증가했으며 시가총액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미 의회 산하 자문기구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달 2일 현재 미국 3대 증시인 나스닥, 뉴욕증권거래소, 아메리칸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수가 217개로 1년 전에 비해 2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2019년 9월부터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은 거의 두배인 2조 2천억달러(약 2천546조 2천800억원)로 늘어났다고 전했다.

    해당 기간 S&P 500지수는 16%,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6% 상승했다.

SCM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기업의 미국 자본 시장 진출을 막으려고 하고 있음에도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기업의 욕구와 이들에 투자하려는 미국인들의 욕구는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와 민간 분야 간 '분명한 분리'가 확인된다고 진단했다.

SCMP는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는 수수료를 사랑하고, 중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이달 7일 현재 중국 기업들은 올해 미국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89억6천만달러(약 10조 3천억원)를 끌어모았는데, 이는 작년 동기 26억 달러(약 3조원)의 3배 이상이다.

특히 지난 8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베이커쟈오팡(KE홀딩스)은 21억2천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중국 단일 기업의 IPO로는 2018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대 규모다.

SCMP는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규제가 더 강화되기 전에 서둘러 미국 증시를 노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미국 증시에 상장됐으나 미국의 회계 규칙을 따르지 않는 중국 기업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한 직후, 미국 상원은 중국 기업이 미국의 회계감사, 규제를 따르지 않으면 미국 증시에 상장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지난 8월에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재무부 관리들이 미 증시에서 주식을 거래하면서 회계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당국에 공개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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