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유형 따라 치료법 천차만별…의학적 진단 선행 돼야

 

기온이 서늘해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가을에는 유달리 머리가 많이 빠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의료계 안팎에서는 가을철에는 건조해진 두피에 쌓인 각질이 모낭을 막고, 모낭세포의 활동을 떨어뜨리면서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것으로 추정한다. 큰 일교차도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일교차가 커지면 두피의 유·수분 균형이 깨지고 이때 각질이 생기면서 머리카락이 빠지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봄이나 여름보다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데, 이런 호르몬 분비 변화가 탈모를 유발하기도 한다. 가을이 `탈모의 계절'로 불리는 이유다. 의료계에 따르면 머리카락의 모낭은 생장기와 퇴행기, 휴지기로 이뤄지는 주기를 반복한다. 머리카락 하나가 평생 빠지지 않는 게 아니라 자라다가 멈췄다가 빠지고 새로 나는 과정을 반복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하루에 수십 개씩 빠지고 새로 나는 일은 정상적인 일이다.


그러나 하루에 빠지는 머리카락이 100개가 넘는 다면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이 때는 병적인 원인이나 외부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게 좋다. 탈모는 남성형 탈모부터 원형 탈모, 휴지기 탈모 등 종류가 다양한 데다 원인도 천차만별이어서 각 유형과 증상에 맞춰 정확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우선 남성형 탈모로 불리는 안드로젠 탈모증은 유전적 원인 등에 의해 앞이마가 점차 뒤로 밀려나고 정수리의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나타난다. 종종 여성에게서도 발생하지만 남성과 달리 이마 선은 유지가 되는 게 특징이다. 남성형 탈모는 효과가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등의 성분으로 만들어진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 모발 이식 등으로 치료한다.


원형 탈모는 스트레스나 자가 면역 이상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원이나 타원 형태로 머리카락이 빠지는데, 바르는 약을 처방하거나 스테로이드 주사, 면역 요법 등을 처방한다.


출산이나 심한 다이어트로 인해 모발이 빠지는 휴지기 탈모는 건강한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면 특별한 치료 없이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탈모 환자가 본인의 증상이나 원인을 모른 채 정확하지 않은 치료법에 기댈 때다. 탈모 환자는 치료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병원을 제때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의료계에서는 탈모 치료에 허가받은 의약품을 자의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유형의 탈모 치료에 허가된 제품은 다른 유형의 탈모에는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는 "많은 환자가 본인이 어떤 탈모 유형에 속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많은 시간과 돈을 비의학적 치료에 투자하다 치료의 적기를 놓친다”며 "탈모가 의심되면 우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후 하루라도 빨리 의학적으로 입증된 치료를 시작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세무사신문 제782호(2020.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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