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누가 당선돼도 미·중 양자택일 압박 심해질 것"

대체로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다음 달 3일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무역 불확실성이 줄고 달러화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5일 한국은행의 '미 대선이 주요 글로벌 이슈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바이든의 세금 인상, 규제 강화 등의 공약은 트럼프의 감세 공약 등에 비해 성장에 기여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바이든이 당선되면 더 적극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경기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두 후보 모두 중국에 대한 통상압박을 지속할 것이나, 바이든의 경우 다른 동맹국과의 협력을 중요시하는 만큼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무라도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통상정책이 트럼프 때보다 덜 과격해지고, 세계 기후변화·인권보장과 관련한 미국의 리더십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HSBC는 "현 시점에서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바이든 후보의 증세 정책은 경기 회복에 부정적이지만, 코로나19 피해 복구와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 등으로 부정적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이는데, 이는 달러·엔화의 가치 상승 억제와 주가 상승 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 미국유럽경제팀도 두 후보의 성향 차이를 고려할 때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 통상정책 등에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미국 이익 우선, 보호무역주의, 일방적 통상정책이 이어지며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들과의 통상 마찰이 확대되겠지만, 바이든이 승리하면 우방국과의 관계 회복과 다자간 체제 복원을 통해 글로벌 무역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현재 거론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24% 관세 부과안 등을 포함해 보호무역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줄어 우리나라 무역여건도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다만 미·중 갈등 문제의 경우 두 후보 모두 중국을 견제하는 입장인 만큼,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선 후 중국과 미국 사이 '양자택일' 압박이 심해지고 글로벌 공급 사슬에서 중국 비중을 줄이라는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바이든 후보가 글로벌 환경 규제 준수를 강조하는 입장인 만큼, 산업 전반의 기후 변화 대응 수준이 미흡한 우리나라로서는 바이든 당선 이후 환경규제에 대한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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