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율 아일랜드로 매출 이전 않기로…2019년 상반기 완료 예정

페이스북이 25개국의 세무 당국에 현지에서 발생한 광고 매출액을 직접 신고하는 체제로 전환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과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12일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내년부터 국가별로 법인을 두고 판매되는 광고 매출액을 아일랜드에 있는 국제사업본부로 이전하지 않고 해당국의 세무 당국에 신고하는 체제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독일과 일본, 아르헨티나 등 해외 현지 법인을 대상으로 내년부터 세무 처리 업무를 변경토록 하는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페이스북은 전 세계 30여개국에 광고 판매 법인을 두고 있고 이 가운데 영국과 호주 등에서는 이미 직접 신고 체제를 갖추고 있다. 27개국 안팎의 현지 법인이 이를 시행하는 셈이다.

유럽을 위시한 각국 정부들이 다국적 기업들에 세무 구조를 단순화해 실제로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데 굴복한 모양새다.

페이스북을 포함한 다국적기업들은 법인소득세를 절감하기 위해 해외에서 발생한 매출을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에 몰아주는 편법을 취하고 있었다.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세계 각국의 정부와 정책 당국자들에게 더 많은 투명성을 부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 변경에 많은 자원이 필요한 만큼 2019년 상반기에나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페이스북이 올해 3분기에 해외에서 거둔 매출액은 58억5천만 달러로, 총매출의 57%를 차지하고 있어 적지 않은 이해가 걸려 있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페이스북의 납세액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치 않다.

페이스북 측은 매출액과 함께 현지에서 발생한 비용도 직접 신고키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비용에 따라 납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는 지역 법인을 통하지 않고 수백만명의 해외 군소광고주들이 사들이는 페이스북의 직영 광고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직판 광고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종전처럼 아일랜드로 이전하겠다는 것이 페이스북의 입장이다.

페이스북이 지난해 영국에서 매출의 아일랜드 이전을 포기한 것은 전환하게 된 것은 2014년 영국에 낸 세금이 불과 4천327파운드(약 630만 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여론의 지탄을 받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이로 인해 페이스북이 지난해 영국 당국에 신고한 매출은 근 4배가 늘어난 8억4천200만 파운드(1조2천억 원)였고 납세액은 22%가 늘어난 510만 파운드(74억 원)였다. 세금이 비교적 소폭 증가에 그친 것은 세제 혜택을 활용한 덕분이었다.

한 영국 기업 소속 변호사는 다수 국가에서 직접 신고 체제를 취함에 따라 페이스북이 독일과 프랑스 등 해당국에 낼 법인소득세는 25%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몇몇 다국적 기업이 이미 세무 업무에 손을 대고 있고 만큼 추세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며 따라서 기념비적인 것도 아니라고 논평했다.

아마존은 2015년부터 유럽 개별국에서 발생한 매출을 룩셈부르크 지역 본부로 이전하지 않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영국에 국세청과 합의에 따라 현지 광고주들로부터 거둔 매출액에 대해 세금을 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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