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로또 분양' 현장 찾아 "후분양제로 바꿔야"
유승민 "집값 하향조정 필요" 원희룡 "청년·신혼부부에 '처음주택'"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의 전·월세 등 부동산 대란을 공격 타깃으로 설정했다.

유권자의 민생 체감도가 가장 뚜렷한 지점을 파고들어, 대선 전초전 격인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승기를 잡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당 지도부는 물론, 유력 대권주자들까지 일제히 '부동산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부동산 시장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며 "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가 침해되면서 부동산 사회주의를 꿈꾸는 게 아닌가 하는 비판도 나온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집이 있는 사람은 세금 때문에 힘들고 전세는 살던 곳에서 쫓겨나고 월세는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부동산 대란은 시장 실패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실패"라고 규정했다.

비대위 회의실 뒷걸개(백드롭)에는 1주일째 '부동산 안정될 것…새파란 거짓말'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꼬집는 문구를 실었다.

김 위원장은 오후에는 '로또 청약'으로 불린 과천지식정보타운 모델하우스를 찾아 "아파트 사전 청약제도가 유지되는 한 투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후분양제'로 전환을 제안했다.

당 차원에서는 부동산공급을 늘리는 정책대안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시장 정상화특위는 주거지역 용적률을 현행 50~500%에서 100~800%로 상향조정해 주택 공급 확대를 뒷받침하는 법안을 마련, 이날 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앞서 정책위는 재건축 등을 통한 주택 100만호 공급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당내 대권 잠룡들도 부동산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각자의 대안을 제시했다.

4·15 총선 이후 저서 집필에 힘쓰며 공개 행보를 삼갔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주택 문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차기 대선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유 전 의원은 주택 가격 정책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올려놓은 50%, 가파르게 올려놓은 집값은 조금은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면서 "매매든 전세든 공급을 충분히 해서 가격을 안정시킨다는 게 보수정당이 유지해온 기본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원희룡 제주도 지사도 '임대차 3법 전면수정' 등 부동산 정책대안을 잇달아 제시하고 있다.

원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대출을 90%까지 완화해주거나 정부가 지원하는 '처음 주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부자 부모 없이도 주거 상향의 사다리를 오르게 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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