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5대은행 가계대출 10%↑…신용대출 22%·전세대출 31% 급증

지난해 말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강한 규제 탓에 신용대출은 줄었지만,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은 여전히 큰 폭으로 늘었다.

작년 한 해 전체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금리 환경 속에서 생활자금 수요, 부동산·주식 투자 수요 등이 겹쳐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10%나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 전셋값 상승 등으로 신용대출과 전세자금 대출이 20∼30%씩 크게 불었다.

5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670조1천539억원으로 집계됐다.

11월 말(666조9천716억 원)보다 3조1천823억원 늘었지만, 지난해 8월 이후 월간 증가액이 8조∼9조원에 이를 만큼 '역대급'이었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더뎌졌다. 12월 가계 대출 증가폭(3조1천823억원)은 11월(9조4천195억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가계대출 급증세가 다소 진정된데는 규제에 따른 신용대출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12월 말 신용대출은 133조6천482억원으로 한 달 새 443억원 줄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지난해 1월(-2천247억원)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작년 11월 신용대출 증가 폭이 사상 최대(4조8천495억원)를 기록한 뒤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은행들이 고소득자의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출 한도·우대 금리 축소뿐 아니라 '연말까지 한시적 신용대출 중단'까지 실행하며 극단적으로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에 비해 주택 관련 대출 증가세는 거의 꺾이지 않았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전세자금 대출 포함)은 473조7천849억원으로 11월보다 3조3천611억원 늘었다.

8∼11월(8월 4조1천606억·9월 4조4천419억·10월 4조8천629억·11월 4조1천354억원)의 4조원대 증가액보다는 적지만, 6월(8천461억원)이나 7월(1조3천672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4배 수준이다.

특히 최근 전셋값 상승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전세자금 대출만 따로 보면, 12월 잔액(105조988억원)이 11월(103조3천392억원)보다 1조7천596억원 늘어 증가 폭이 11월(1조6천564억원)보다 오히려 커졌다.

작년 전체를 보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019년 12월말 610조7천562억원에서 2020년 12월말 670조1천539억원으로 9.73%(59조3천977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1년 사이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8.32%(437조3천780억→473조7천849억원), 신용대출이 21.6%(109조9천108억→133조6천482억원) 불었다. 전세자금대출 증가율은 30.63%(80조4천532억→105조988억원)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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