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등록 임대 합동점검 결과 발표

정부가 작년 등록 임대사업자의 공적의무 준수여부를 조사한 결과 3천692건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고 나서 의무기간 내에 집을 처분하는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과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는 이들에 부여한 세제 혜택을 환수하고 과태료를 부과하는 한편, 사안에 따라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한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도 등록 임대사업자 공적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점검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등록 임대사업자는 양도소득세나 취득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나 정해진 기간 내 임대주택을 유지하면서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하고 임대료를 직전의 5% 이상 올리지 않는 등 공적 의무를 진다.

1994년 이 제도가 도입된 이후 혜택은 계속 늘어났지만 등록 임대사업자의 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번 점검에서 임대주택을 등록해 세제 혜택만 챙기고 임대의무기간 내에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선별해 검증에 들어가 임대의무기간 미준수 총 3천692건을 적발했다.

지역별로는 등록임대 과반수가 위치한 수도권(1천916건·51.9%)이 지방보다 위반 사례가 소폭 많았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1천421건·38.4%), 다세대(915건·24.8%), 다가구(335건·9.1%), 오피스텔(330건·8.9%) 등 순이었다.

임대의무기간 위반 3천692건 중 다른 유형의 의무를 위반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임대료 5% 증액 의무도 위반한 것은 200여건, 임대주택에 사업자 본인이 거주한 사례는 10건 내외가 적발됐다.

행안부와 국세청은 이번 점검에서 적발된 임대사업 공적의무 위반 3천692건에 대해 과태료 부과와 세무 검증에 나선다.

지자체는 위반 행위의 경중을 파악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할 수 있다. 과세 관청은 공적 의무를 위반한 주택 보유자에 대해 부당하게 세제 혜택을 받은 사실을 확인하면 관련 세액을 추징한다.

행안부는 공적의무 위반으로 임대등록이 말소되는 주택에 대해 감면 지방세를 신속하게 환수하도록 지자체와 협력하고 환수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국세청도 통보받은 주택에 대해 세무검증을 벌여 제대로 납부하지 않은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임대소득세를 추징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 다양한 유형의 공적 의무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A씨는 2017년 11월 시가 6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사들여 8년 장기임대 유형으로 등록한 후 3년도 채 지나지 않은 작년 5월 팔아 4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구청은 과태료 3천만원을 부과하고 사업자 등록을 말소하는 한편, 국세청에도 통보할 예정이다.

B씨는 2015년 시가 3억2천만원짜리 아파트를 5년 단기임대 유형으로 등록한 후 세입자를 둔 것처럼 가장한 채 본인이 거주하면서 각종 세제혜택을 받아온 사실이 꼬리를 잡혔다.

이 사안도 불법 양도와 같은 수준의 처분을 받게 된다.

C씨는 2013년 12월 아파트를 8년 장기임대로 등록하고 세제혜택을 받아 왔으나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결혼한 자녀가 거주한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과태료 500만원과 등록 말소 조치됐다.'

D씨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2016년 4월 5년 단기임대로 등록하고서 자신의 조카에게 보증금 1천만원으로 임대해 오다 신규 세입자에겐 주변시세로 맞춘다는 이유로 증액 비율 1천86%에 달하는 보증금 500만원·월세 45만원(환산보증금 1억2천만원)에 세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구청은 D씨에 대해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하고 등록 말소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올해에도 등록임대 관리 강화 기조를 이어가 6월부터 연말까지 사업자의 공적의무 위반 합동점검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에는 조사 범위를 임대료 증액제한과 임대차계약 신고 등 주요 공적의무로 넓힐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등록 임대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공적의무 준수 여부에 대한 점검을 정례화하는 등 제도 관리를 강화해 나감으로써 임차인의 주거 권리가 더욱 내실 있게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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