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은 금리 상승 등과 함께 3분기(7∼9월) 가계의 신용(빚) 위험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대출 문턱을 높일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3분기 신용위험지수는 18로, 2분기(10)보다 8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201개 금융기관(은행 17·상호저축은행 1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50)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은은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응답(크게 완화·증가-다소 완화·증가-변화 없음-다소 강화·감소-크게 강화·감소)을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하는데, 지수가 양(+)이면‘완화' 또는‘증가'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강화' 또는‘감소'보다 많다는 뜻이다.


신용위험지수 변화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특히 가계의 지수가 2분기 6에서 3분기 18로 12포인트나 뛰었다. 중소기업(18→15) 신용위험지수는 약간 낮아졌지만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여전히 더 많았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신용위험은 소득 개선 지연 우려,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 등으로 2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며 "중소기업도 일부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신용위험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기업(6→-3)의 경우 신용위험이 3분기에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은행들은 내다봤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와 함께 대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지수(-3)는 2분기(7)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3분기에 대출 심사조건을 강화하거나 대출 한도를 낮추는 등의 방식으로 대출을 조이겠다고 대답한 은행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대출 주체별로는 특히 가계 주택대출(-18)과 가계 일반대출(-18)이 모두 2분기(-9, 0)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리스크 관리 필요성 증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주택·일반자금 대출에 대한 은행의 태도가 2분기보다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수요 지수는 2분기 16에서 3분기 6으로 낮아졌다. 수요 증가세는 이어지겠지만 정도가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0→6) 수요가 늘어나지만, 일반대출(18→0)은 2분기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과 전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택자금 수요는 2분기보다 늘겠지만, 일반자금의 경우 대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라며 "대기업(0→3)과 중소기업(21→12)의 대출 수요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동성 수요가 이어지면서 모두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 대상의 설문조사에서도 마찬가지로 3분기 신용 위험이 커지고 대출 태도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세무사신문 제800호(202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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