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33%↑·코스닥 2.50%↑…원/달러 환율, 2년만에 최대 낙폭
3년물 국채 금리 5.1bp↓…"밸류에이션 확장 제한, 가치주 강세" 전망도
미국, 시장 예상에 부합한 기준금리 인상…우크라·러·중 불안도 일부 덜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이후 대거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행동에 돌입했으나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1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28포인트(1.33%) 오른 2,694.5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2.33포인트(2.50%) 오른 914.13에 마감하며 8거래일 만에 900대를 회복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시장에서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지수는 크게 올랐다.

미국 연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3년여 만에 금리 인상이다.

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오는 5월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를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해 본격적인 유동성 회수를 예고했다.

그러나 시장은 예상에 부합한 인상 수준에 이를 오히려 불확실성의 해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아울러 파월 의장이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면서 금융시장 불안도 완화됐다.

그간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경우 두 국가 간 협상이 진전되는 모습에 우려를 일부 덜어냈다.

중국 당국이 급락세를 보여온 주식시장 달래기에 나선 점도 긍정적이었다. 전날 류허 중국 부총리는 1분기 경기를 확실히 진작하고 자본시장 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21.4원 내린 달러당 1,214.3원에 거래를 마쳤다.

20원이 넘는 하락 폭을 기록한 것은 2020년 3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내렸다.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의 상승을 뜻한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5.1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217%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2.704%로 6.4bp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시장을 괴롭혀온 미국 연준의 긴축에 대한 불안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006800]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이 FOMC에서 긴축 시그널을 내보내면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걱정을 줄여주고 경제가 감당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줬다"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안정되면 긴축도 완화될 수 있고 기업의 이익도 늘어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003540] 연구원도 "중요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3월 FOMC를 무난하게 지남으로써 증시 방향성은 시간을 두고 위쪽으로 잡아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다만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검증하고 시장이 실제로 자신감을 갖는 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연준의 양적긴축 개시에 따라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상승해 증시의 기대수익률이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허진욱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미국의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는 밸류에이션 멀티플(수익성 대비 기업가치)의 추가적인 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며 "주요국 증시의 향후 기대 수익률은 이익증가율과 배당수익률의 합인 연간 7∼10% 내외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적고 이익가시성이 높은 가치주·경기민감주·금융주 등의 상대적인 강세를 예상했다.

한편 허 연구원은 달러화 강세에 대해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점차 주요국 통화 대비 완만한 약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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