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기계적 대응 필요성은 낮아"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국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22일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윤재성 수석연구원은 "경기 둔화 부담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거세 금리 인상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수요 측 압력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망 병목 현상의 지속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2023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금리 역시 적어도 2023년까지는 인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현재 선도금리계약(FRA)에 반영된 금리 수준 등으로 미뤄봤을 때 현재 시장이 기준금리를 연 2.00∼2.25%로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 연 1.25%와 75bp∼100bp(1bp=0.01%포인트) 차이가 난다.

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의 가중, 금융 불균형 위험의 재발현, 예상치 못한 수급 교란 요인의 발생 등으로 실제 기준금리의 수준이 시장 전망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5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감안하면 올해에도 재정지출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큰 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다만 "2007년 이후 외국인 채권 투자자 가운데 장기 투자가 중심인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고 최근 주식시장 내 외국인 비중도 작아진 상황"이라며 "과거 사례와 최근의 추이를 고려할 때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증권 투자 자금의 유출 압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 경상수지 흑자 기조 등을 고려했을 때 유출 발생에 대한 대응 여력도 개선됐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기계적인 대응의 필요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 연구원은 또 금리 인상 영향은 금융 업종별로 상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를 전가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보유한 업종은 마진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이 가능하다"며 "반면 한계 차주의 부실화 가능성 증가로 대손 비용이 늘어나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보험 업종이 금리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증권,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은 금리 인상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우세하고 은행 업종은 중립적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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