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5%에 10∼40년 금리 고정…일부 판매기관 조기 한도 소진될 듯

금융기관들이 장기 고정금리 상품인 적격대출의 2분기 판매를 재개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자들이 관심이 쏠리면서 일부 판매사의 경우 조기 한도 소진이 예상된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2분기 적격대출 판매를 재개했다.

적격대출이란 10∼40년의 약정 만기 동안 고정된 금리로 원리금을 매달 갚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다. 은행이 일정 조건에 맞춰 대출을 실행하면 주택금융공사가 해당 대출자산을 사 오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선 앞서 우리은행이 1일 2분기 적격대출 판매를 처음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4일 오전 현재 1천억원 안팎의 2분기 판매한도 가운데 약 35%가 소진된 상태다.

하나은행도 영업점에서 사전에 문의를 받은 고객 위주로 대출 신청 접수가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의 2분기 한도는 2천5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의 경우 2분기 판매한도가 약 300억원으로 많지 않은 편이어 조기 한도 소진이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4월 부동산 매매 잔금을 치를 계획이 있는 고객 가운데 적격대출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미리 영업점에 신청을 해줬다"며 "판매 재개 첫날 소진 속도가 빠른 것은 이런 영향"이라고 전했다.

최근 들어 시중은행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빠르게 오르다 보니 2분기에도 다수 금융기관에서 적격대출 접수가 조기에 완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시중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은 연 6%선을 넘어서 연초 대비 크게 오른 상황이다.

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형·금융채 5년 기준)는 연 4.01∼6.07% 수준으로 집계됐다.

반면 이달 대부분 금융기관에 적용되는 적격대출 금리는 연 3.95%로, 아직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하한보다 낮은 수준이다.

작년 10월까지만 해도 적격대출 금리(연 3.30%)는 시중은행의 일반 신규 주택대출 평균금리(연 3.26%·한국은행 집계 가중평균금리 기준)를 적게나마 웃돌았지만, 11월 이후 역전된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장기 고정금리라는 기본 장점에 더해 금리 역전 현상마저 벌어지다 보니 적격대출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분기의 경우 우리은행이 새해 첫 영업일인 3일 오전 1월분 한도를 모두 소진했고, 농협은행은 새해 첫 2영업일 간 1분기 한도 물량 접수를 완료한 바 있다.

적격대출은 신청자가 무주택자 또는 1주택자여야 하며 담보주택가격이 9억원을 넘어선 안 된다. 대출 최대한도는 5억원이다.

이달 현재 적격대출 취급 기관은 SC제일·기업·농협·수협·우리·하나·경남·광주·부산·제주은행, 삼성·교보·흥국생명 등 13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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