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총리 시절 "종부세 절대 흔들어선 안 돼"…입학사정관제 지지도
총리 지명 이후에도 "국가 부채 너무 빨리 증가"…尹 '50조 지원'과 배치 지적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한덕수 후보자가 과거 부동산·세제와 교육 제도 등에서 윤 당선인의 공약과 결이 다른 주장을 내세워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과거 공직자 시절 발언인만큼 상황이 많이 달라진 현재 시점에서도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지 미지수다. 그러나 몇몇 정책에서는 윤 당선인과 확연히 온도 차이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향후 인사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검증 공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참여정부 총리 시절이던 2007년 7월 기자간담회에서 "종합부동산세는 정말 어렵게 만든 정책으로,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 안정됐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절대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면서 "현재 부동산 가격은 취약한 안정상태인 만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야당에서 종부세와 재산세·자동차세 등을 재산보유세로 통합하고 1가구 1주택에 대해 종부세를 감면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윤 당선인도 대선 후보 시절 종부세를 장기적으로 재산세와 통합하고 1주택자를 중심으로 종부세를 감면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 후보자는 대학 입시 제도에 있어서도 윤 당선인과는 결을 달리했다.

그는 2007년 간담회에서 "우리 대학들도 점수만 갖고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에 관해 통렬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내신, 지도력, 가정환경 등 학생들의 잠재력도 충분히 고려해서 선발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표적인 수시 입학 제도인 입학사정관제에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 관련 예산을 많이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주미대사 재임 중이던 2012년 언론 인터뷰에서도 "대학들이 입시 성적 갖고 학생을 선발하는 건 구식"이라며 "입학사정관 제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으로 선발하는 정시 모집인원 비율을 확대하고 대입 전형을 단순화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후보가 공공입학사정관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한 후보자는 총리 후보 지명 이후에도 재정 건전성을 놓고 온도차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4일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첫 출근길에 "대한민국의 부채가 너무 빨리 증가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우리 정책의 건전성에 대해 대내외적인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윤 당선인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추진과 배치하는 인식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윤 당선인은 50조원 규모 재정자금을 마련해 영업 제한으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온전한 손실보상을 하겠다는 의지를 대선 후보 시절부터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지출 구조조정을 우선하되 적자국채 발행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러면 재정건전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한 후보자는 "코로나 때문에 세계적으로 전쟁을 하고 있다. 위기 대응을 위해 단기적으로 재정이나 금융이 역할을 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유연한 대응을 시사했다.

인수위 신용현 대변인도 "당선인은 국가재정 상태를 좋게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헌법상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국가가 제한한 것이기에 코로나 손실보상은 국가의 책무라는 이야기를 했고, 이를 굉장히 우선하는 것"이라며 입장 차이가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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