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들어 재정준칙 속도 내야…환율 매우 높은 수준, 필요하면 안정조치"
"시장에 반하는 정책했다는 평가 동의 못 해…정치 생각 없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비용보다 편익이 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경제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에 이르기 어려울 걸로 생각된다"고 12일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 광화문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할 예정인데, 예상하건대 세계 경제는 물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우리나라를 포함해 다 성장률 전망이 낮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게 전망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공식적인 전망은 6월 중순에 새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경제정책 기조를 발표하면서 새롭게 제시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3.1%, 물가상승률 전망치로 2.2%를 각각 제시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롯한 대외 악재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이 같은 전망치는 사실상 힘을 잃은 상황이다.

홍 부총리는 또 재정준칙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재작년 10월에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법안을 제출한 뒤 1년 반 동안 국회에서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며 "새 정부에 들어와서 그게 속도를 좀 더 내야 하지 않는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이미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가능한 한 준수하려고 노력하겠다는 쪽인데, 이른 시일 내에 제도화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50조원 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지금 정부가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새 정부가 새로 판단하시는 게 낫겠다 싶어서 이렇게 결정을 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최근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외환시장의 경우 "원/달러 환율이 1천230원을 넘어 이제까지 지켜봐 왔던 환율 수준에서는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며 "정부는 필요하다면 늘 시장 안정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MSCI 회장을 면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MSCI에 가입하려면 비용(코스트)도 치러야 하지만, 기대되는 이득(베네핏)도 워낙 크기 때문에 가입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만 MSCI가 외환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어 현재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인 개장 시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 출범 이후 역대 최장수 장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 홍 부총리는 퇴임 이후 계획도 언급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 관련해 37년을 (일)했고 그동안 평생 했던 경제 영역에서 나이와 경력에 비춰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별로 정치에 대해서 기웃거릴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차기 부총리 후보자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기업·시장 중심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전환하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서는 "새로운 정부에서 너무 대립적으로 해서 제가 시장에 반하는 정책을 한 것처럼 평가되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고 홍 부총리는 말했다.

그는 "시장 기능을 존중하고 기업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기업이 성장을 주도하는 건 너무 당연하다"며 "노인 일자리 사업의 경우 고령화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차기 정부에서 예산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꼽히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 대해서도 "다른 이름으로 바꾸고 하더라도 정책이 잘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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