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 이하 거래 비중 45%로 작년보다 11%포인트 이상 커져
전용 60㎡ 이하가 61%…대출 규제·금리 인상 부담 등 작용

대통령 선거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이 극심한 거래 절벽에서 회복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로 6억원 이하,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고가와 중대형보다는 저가·소형 위주의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대선 이후 이달 14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 총 947건 가운데 6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총 425건으로 전체의 44.9%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억원 이하 거래 비중인 33.7%에 비해 11.2%포인트(p) 커진 것이다.

6억원 이하 주택은 대표적인 서민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다.

9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올해 대선 이후 66.2%를 기록하며 작년(60.5%)보다 5.7%p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6억원 이하 저가주택이 상대적으로 거래를 주도한 셈이다.

이에 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제한되는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지난해 23.9%에서 올해 대선 이후 21.6%로 줄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아예 나오지 않는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지난해 15.7%에서 올해 12.1%로 감소폭이 더 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월 대선 이후 연초 꽉 막혔던 아파트 거래가 다소 풀리는 분위기지만 강력한 대출 규제 속에 금리까지 오르면서 고가주택 거래 비중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나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이 기대감으로 인기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저가 위주의 매도가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규모별로도 역시 중대형보다는 중소형 아파트 거래가 크게 늘었다.

올해 대선 이후 전용면적 60㎡ 이하 거래 비중은 61.1%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9%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비해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올해 대선 이후 거래 비중이 11.7%로, 작년(16%)보다 4%p 이상 축소됐다.

가장 선호도가 높은 전용 60㎡ 초과∼85㎡ 이하도 지난해 35.2%에서 올해 대선 이후 27.1%로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0eun@yna.co.kr<BR>    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전문가들은 내달 11일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가 1년간 한시 배제되면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부터 먼저 팔아 주택 수를 줄이려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7일 현재 1천191건이 신고돼 작년 12월(1천126건) 이후 석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3월(3천782건)에 비하면 여전히 3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거래량이지만, 대선 이후 규제완화 분위기에 따라 8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구별로는 도봉구의 거래량이 55건으로 2월(16건)에 비해 243.8% 증가했고, 노원구는 117건으로 전월(55건) 대비 112.7% 늘었다.

노원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완화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잔금일을 인수위가 밝힌 시행일인 5월 11일 이후에 처리하는 조건으로 먼저 처분하려는 수요들이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없는 서초구가 105건으로 전월(40건)보다 162.5% 늘었고, 송파구도 지난 2월 40건에서 3월 현재 80건으로 100%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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