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층 금융 지원 확대·부동산 대출 규제 정상화
가상화폐 활성화·빅테크 진입 정비…예대금리차·보이스피싱 해소
금융위원장에 김주현 유력…금감원장도 시차 두고 교체 가능성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금융시장 활성화를 표방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가계부채 저승사자'로 불리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규제를 통한 시장 관리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1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위와 금감원은 소상공인, 청년 등 취약층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와 적절한 가계 부채 관리 속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 따라 소상공인의 대출 금리 부담을 낮추고 상환 일정은 늘리며 과잉 부채는 줄여주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소상공인이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받은 대출을 은행 대출로 전환해 금리 부담을 줄여주는 은행권 대환 등을 금융지원안에 포함할 계획이다.

오는 9월 말 예정인 소상공인의 기존 대출 만기를 올해 말로 추가 연장하고, 소상공인 채무를 감면하는 기금을 설립하는 방안, 소액 채무 원금 감면 폭을 현재 70%에서 90%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청년이 장기적으로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 가칭 '청년도약계좌'의 내년 중 신규 상품 출시도 추진된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만 19~34세 청년을 위해 10년간 1억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 상품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를 정상화하겠다는 내용이 새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생애 최초 주택구매 가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최대 상한을 완화(60∼70%→80%)하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유지해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금융시장의 디지털화 가속을 위해 가상자산 시장이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자산 기본법도 추진될 예정이다.

이 법에는 대체불가토큰(NFT) 등 디지털 자산의 발행, 상장, 주요 행위 규제 등 소비자 보호 및 거래 안정성 제고 방안이 담기게 된다.

투자자 보호장치가 확보된 가상자산 발행 방식부터 국내 코인발행(ICO)을 허용할 계획이다.

네이버나 카카오[035720] 등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과 관련한 규율 정비도 추진된다. 금융시장에서 빅테크의 불완전 판매 방지, 고객 정보 보호 강화 등을 담아 관련 규율이 재정비될 예정이다.

금융소비자 보호는 한층 강화된다.

과도한 예대금리 격차 해소를 위해 예대금리차에 대한 주기적 공시 제도를 도입하고 필요하면 가산금리의 적절성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담합 요소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불법 사금융 및 보이스피싱에 대해 법 집행도 강화한다. 인공지능(AI) 감시시스템 도입을 통한 온라인 불법사금융 광고 적발, 금융사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도입, 금융사 책임제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소액주주 보호'에 초점을 맞춰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상장폐지 제도 정비, 내부자 지분 매도 제한 등의 실행 방안이 단계적으로 마련될 전망이다.

한편, 윤석열 정부 출범에 따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후임도 조만간 내정될 예정이다.

후임으로는 금융위 사무처장을 지낸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부위원장에는 경제1분과 인수위원이었던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은보 금감원장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금융위원장과 부위원장 내정 후 시차를 두고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윤석열 정부가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을 한꺼번에 바꾸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금감원장은 3년 임기로 정 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해 임기가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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