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국세청장 곧 재가…박순애·김승희 강행시 비판 만만치 않을듯"
검찰편중 인사 논란 속 공정거래위원장 인선 지연…"좋은 분 찾으려는 과정"

윤석열 대통령을 김창기 국세청장 후보자를 금명간 임명할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지연으로 인사청문회 개최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는 데 따른 것이다. 김 청장이 이대로 임명되면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은 첫 국세청장이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윤 대통령이 곧 국세청장 후보자 임명을 재가할 것으로 본다"며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시한이 사흘 지난 상황을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용산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명간 임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김 후보자를 새 정부 초대 국세청장 후보자로 지명하고 같은 달 16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했다.

인사청문 기한(이달 4일)이 지나도록 청문회가 열리지 않자,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재송부 기한도 지난 10일로 끝난 만큼 윤 대통령은 청문회 없이 김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임명동의안 제출 후 약 한 달이 지났고, 여야간 대치 속에서 청문회가 언제 치러질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임명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게 대통령실 측 설명이다.

현재 국회에선 여야가 최대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 문제에서부터 이견을 보이면서 청문회를 치를 상임위조차 구성되지 않은 상황이다.

김 후보자가 임명되면 2003년 국가정보원장·검찰총장·경찰청장·국세청장 등 4대 권력 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된 첫 국세청장이 된다.

김 후보자가 금명간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직 임명되지 않은 다른 후보자들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린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승겸 합참의장 후보자 등의 인사청문회가 국회 공백 사태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음주운전 전력으로, 김 후보자는 부동산 갭투자 및 편법 증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박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과 관련, "음주운전 그 자체만 가지고 이야기할 게 아니고"라며 "음주운전도 언제 한 것이며 여러 가지 상황이라든가, 가벌성이라든가 도덕성 같은 것을 따져봐야 하지 않겠나"고 언급했다가 야당 등으로부터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음주운전 감싸기"라는 공격을 받은 바 있다.

여권 일각에서도 국민정서법 등을 감안할 때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대통령실도 고민이 없지 않은 분위기다.

박 후보자와 김 후보자 임명 문제에 대해선 인사청문 시한이 18일인 만큼 국회 협상 상황 등을 지켜보자는 기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두 후보자의 경우 주말까지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며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임명을 강행할 경우 비판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장 인선도 다소 지연되는 분위기다.

한때 판·검사 출신 법조인들이 물망에 올랐으나 검찰 편중 인사 논란 등의 여파로 원점 재검토 되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좋은 분을 찾으려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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