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트코인의 탄생

1970~80년대의 냉전과 신자유주의를 거치면서 국가의 권력은 강화되었고 다국적기업의 이익은 극대화되었다. 이에 맞서 다국적 기업과 정부 권력의 대규모 감시와 검열에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강력한 암호 기술을 활용하는 사이퍼펑크(기계와 인간의 융합된 문화적 흐름인 cyberpunk와 다름)라는 활동가 집단이 등장하였다. 

 

사이퍼펑크(Cypherpunk)는 암호(cipher)에 저항을 상징하는 펑크(punk)를 붙인 합성어이다. 이들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암호화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이는 비트코인 개발의 기술적 토대가 되었다.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초대형 모기지론 업체들의 파산으로 시작되어,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리먼 브라더스’가 2008년에 파산하는 등 전 세계에 걸친 금융위기를 초래하였다. 이는 1929년의 대공황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경제 혼란을 가져왔고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다. 

 

이러한 와중에도 혼란의 책임자들인 월가의 금융 엘리트들은 막대한 퇴직금을 챙기는 등 극심한 무책임과 정경유착의 반복을 보여주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일부 엘리트가 의사결정을 독점하는 중앙집중적인 금융 시스템에 회의감을 품게 되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2008년 10월 31일에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인물이 암호화 기술 커뮤니티에 “Bitcoin :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 이라는 9쪽짜리 논문을 올렸다. 이 논문에 동조한 일단의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여 2009년 1월 3일에 비트코인이라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탈중앙화 암호화폐가 처음으로 세상에 등장하였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초기에 그 활용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다가, 2010년 5월 22일에 미국의 한 프로그래머가 비트코인 1만 개로 피자 두 판을 구매하여 최초의 실물거래가 이루어졌다. 가상자산 업계는 지금도 매년 5월 22일을 ‘비트코인 피자데이’로 기념하고 있다. 

2. 블록체인(Blockchain)

블록체인은 일정 기간의 데이터를 블록이라는 공간에 담고, 이를 순차적으로 체인처럼 연결하는 기술이다. 일정 시간동안 개인과 개인 사이에 이루어진 거래를 모아 가장 먼저 블록을 만든 참여자가 이를 다른 참여자에게 전송하여 승인되면 새로운 블록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블록을 만든 사람은 그 대가로 비트코인을 받게 된다. 이러한 거래가 기록된 장부는 중앙서버가 아닌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참여자(노드, 컴퓨터)가 검증하고 공유하므로 탈중앙화된 분산 장부이다. 이를 고치거나 위조하려면 과반수 이상의 참여자가 동의해야 하므로 쉽게 바꿀 수 없는 것이다.

3. 합의 알고리즘

블록체인은 데이터가 네트워크에 분산되어 있고 통일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중앙화된 기구가 없다. 그러므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메커니즘이 필요한데 가장 일반적인 것이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과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이다. 비트코인은 PoW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비트코인 블록을 만들기 위해서는 복잡한 연산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데 이를 비트코인을 캔다는 의미로 ‘채굴’이라고 한다. 채굴자는 수많은 연산 작업을 반복해야 하므로 엄청난 컴퓨터 능력과 전기가 필요한데 이것이 채굴자의 비용이고, 그 보상으로 받는 비트코인이 수익이 되는 것이다. 

 

작업증명은 네트워크에 참여한 모든 노드의 승인을 거쳐야 하므로 거래 내역을 속이기 어려운 탈중앙화의 본질에 가장 충실한 합의 알고리즘이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과정 때문에 거래의 처리 속도가 늦어지고, 컴퓨터와 에너지 소비가 심하다는 비난도 받는다. 

 

지분증명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지분율에 비례하여 의사결정 권한을 주는 방식이다. 채굴 과정이 생략되는 것이다. 작업증명보다 거래 처리 속도가 빠르고 에너지 소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분율에 비례하여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보상이 주어지는 ‘부익부 빈익빈’의 구조이므로 탈중앙화와 평등을 추구하는 블록체인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있다. 

 

4. 반감기

통화 공급이 늘어나면 화폐가치가 떨어진다. 이러한 가치하락을 막기 위해 비트코인은 총 발행량을 2100만 개로 정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코인의 발행 속도가 줄어들도록 설계되었다. 

 

비트코인은 약 10분을 주기로 블록이 생성되는데, 이 블록이 21만 개 만들어질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비트코인의 양이 반으로 줄어든다. 

 

이러한 반감기는 2012년 11월, 2016년 7월, 2020년 4월까지 약 4년 주기로 반복되고 이때마다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였다. 3번의 반감기를 거치며 처음에 50개씩 주어지던 보상이 현재는 6.25개로 줄어들었고 채굴예정량의 90%가 넘는 1,900만 개 이상이 채굴 완료되었다. 

 

나머지 약 200만 개의 채굴은 최종적으로 대략 2140년 경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희소성과 완벽한 탈중앙화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안전자산의 대명사인 금과 견주어 `디지털금(Digital Gold)'이라고 불린다.
 

 

세무사신문 제823호(2022.7.4.)

저작권자 © 세무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