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달 인터뷰…"시간은 민주당 편, 野 협조 없이 위기 못넘어" '친인척채용' 논란에 "내로남불 때리며 집권한 분들이…공정 잣대에 맞나" "민주연구원 산하에 인재육성 시스템 구축…여야 합의로 법 개정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윤석열 대통령과 민생·경제를 주제로 한 일대일 회담 가능성에 대해 "윤 대통령이 제안을 하면 저는 언제라도 대화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중앙위원회 의결을 통해 정식으로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아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저는 민생과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협력도 아끼지 않을 준비가 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위원장은 "10월께가 되면 민생·경제 분야에서 굉장한 복합 위기가 몰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급등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불경기가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우려가 있다"며 "국민의 삶이 전체적으로 몰락하는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다. 초기 대응을 잘 하지 않으면 못 막는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민생·경제 분야에서는 발목잡기, 꼬투리 잡기를 하지 않는다"며 대통령과의 일대일 영수회담이든, 과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형식의 대화든 언제든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우 위원장은 정부의 경제대책 방향이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위원장은 "법인세 완화, 규제 완화, 재정준칙 법제화 등 정부 대책을 보면 전부 중장기 대책이다. 위기는 눈앞에 있는데 3∼4년 뒤를 내다보는 대책만 내놓고 있다"며 "너무 한가한 것 아닌가. 위기대응 시스템이 지나치게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경제를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 그러다보니 장관들에게 일을 맡기는데 장관들은 자기 권한을 넘어서는 일을 하기가 어렵다"며 "결국 윤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고 나서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원인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여당이 원 구성 협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협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현 정권이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하며 사정정국을 조성하는 일은 경제·민생 분야 협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설사 여권이 민생·경제 대화를 제안하더라도, 한쪽에서는 주먹질을 하면서 그런 제안을 한다면 진정성을 믿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우 위원장은 최근 불거진 대통령실 '비선보좌 논란'에 대해서도 "친인척을 채용한 것에 대해 '동지'라고 하는 등 논리방어에 나서는 것 같은데 바보 같은 짓"이라며 "빨리 사퇴시키고, 민간인을 1호기에 태운 것은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제 아들도 제 선거운동을 열심히 같이 한 정치적 동지다. 그렇다고 제 아들을 우리 당 보좌진으로 채용하는 것은 말이 안되지 않나"라며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친척으로 둔 덕분에 대통령실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된 지금의 상황이 공정의 잣대에 맞나. 우리 정부를 '내로남불 정부'라고 때리며 집권한 분들이 이래선 안된다"고 비판했다.

우 위원장은 "영부인과 관련된 문제다 보니 사과를 못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이런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국회에서 재발방지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하는 우상호 비대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7.10 [공동취재] srbaek@yna.co.kr

한편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정례 기자간담회에서는 "민주연구원 산하에 인재 발굴·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여야 협상을 통해서 정당 싱크탱크 내에 인재 육성 체계를 둘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에서 오래 활동하던 분들이 '나도 신상이었는데 중고가 된다'는 박탈감을 호소하곤 한다"며 "선거에서 인재를 영입하는 것도 해야 할 일이지만, 당 차원에서 청년·여성 인재를 발굴·육성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 위원장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촉발된 '룰 갈등'과 관련해서는 "견해가 다른 의원들은 있을 수 있지만 그럴 땐 지도부 면담을 먼저 신청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를 해야지, 기자회견장으로 먼저 달려가는 것은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라며 "기자회견장은 당내 대화가 막혀있다고 판단될 때 가는 것이 맞는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결정된 룰에 대해서는 "당의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의 제도 개선은 지도부는 신중해야 한다"며 "누가 나올지도 완성되지 않았는데 유불리를 먼저 고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취임 두 달 평가를 스스로 하시고 국정운영 방향에 변화를 가져와야 할 시점"이라며 "여당은 권력 다툼으로 정신없고, 대통령은 민생에 소홀하고, 대통령 배우자는 국기문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부로 하고, 문제제기는 무시하는 과정에 국민 사이에서는 실망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MF나 2008년 금융위기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가 오고 있어 사회적 대타협 기구도 필요하고 여야 간 대책 논의 기구도 필요한데 이것을 왜 야당이 제안하고 있는지 답답하다"며 "대통령과 여당이 먼저 만나자고 제안하고 야당이 응하는 것이 국가의 모양에 있어서도 좋다. 제안하면 반드시 참석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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