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00조 육박해 작년 동기의 2배…"주주 배불리기" 지적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세제개혁을 시행한 이후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바이백)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기업들이 법인세 인하에 따라 확보한 현금을 설비투자나 임금 인상 대신 주주 배불리기에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미국 CNBC방송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비리니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총 61개 기업이 886억 달러(96조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개 기업에 걸친 403억 달러(44조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미국 최대 모기지 은행인 웰스파고는 이 기간 가장 큰 226억 달러(24조5천억원)의 바이백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암젠(100억 달러)과 알파벳(86억 달러), 비자(75억 달러), 이베이(60억 달러) 등도 이러한 행렬에 동참했다.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대폭 인하한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이 이러한 바이백 열풍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세금 인하로 거액의 현금 실탄을 보유한 미 기업들이 주식호황과 저금리를 틈타 자사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백 열기가 미 경기 부양이라는 세제개혁의 원래 목적을 해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자사주 매입은 주식유통량을 줄여 주가를 상승시키고, 특히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주주들에게 이익이 환원된다.

즉 기업들이 보유한 현금을 투자나 직원 임금 인상 대신 자사 주식 매입에 사용하는 것은 주주들 이익만 챙기는 행보라는 지적이다.

민주당이 공화당의 세제개혁안이 주주들만 부자로 만든다고 비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