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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연금 고르면 노령연금 못받는다고?…“둘 다 지급해야”

일반인이 국민연금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 하나는 부부가 둘 다 가입하더라도 노후에 한 명만 연금을 타게 된다고 오해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손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물론 명백히 잘못된 정보이다. 국민연금은 가족 단위가 아니라, 가입자 개인별로 장애, 노령, 사망 등 생애 전 과정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는 사회보험이다.

따라서 부부가 각자 국민연금에 가입해서 연금을 탈 수 있는 최소 가입 기간 10년(120개월) 이상을 채우면 보험료를 낸 기간에 따라 남편과 부인 모두 노후에 각자의 노령연금을 숨질 때까지 받는다. 노령연금은 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받는 일반적 형태의 국민연금을 말한다.

◇ ‘중복급여 조정장치’가 빚은 오해

왜 이런 오해가 생긴 것일까?

이른바 ‘중복급여 조정장치’의 영향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 장치는 부부가 수급 연령이 되어 노령연금을 받다가 한 사람이 먼저 숨지면 남은 배우자는 자신의 노령연금과 숨진 배우자의 유족연금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한 가지를 고르도록 한 것이다.

유족연금은 국민연금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사람이나 노령연금 수급권자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 장애 연금 수급권자가 숨지면 이들에 의존해온 유족이 생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지급하는 연금 급여다.

지난 9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자신이 낸 보험료만큼 받아 가는 민간 연금 상품과는 달리, 사회보험이기에 소득 재분배의 기능도 갖고 있다.

그래서 사회 전체의 형평성 차원에서 한 사람이 과다하게 수급하지 못하게 막고 더 많은 수급자에게 급여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규정을 뒀다.

그게 바로 한 사람에게 두 가지 이상의 연금 급여 수급권이 발생했을 때 한 가지만 선택하도록 한 중복급여 조정이다.

이런 규정으로 현재 자신의 노령연금을 고르느냐, 아니면 숨진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연금 수급 형태가 달라진다.

자신의 노령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의 일부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유족연금 중복지급률은 2016년 12월 이전까지는 20%였다가 이후 30%로 올랐다.

자신의 노령연금(월 100만원)과 유족연금(월 5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생겨서 자신의 노령연금을 고르면, 노령연금액 100만원에다 유족연금액의 30%(15만원)를 합쳐서 월 115만원을 받는다.

국민연금의 이런 중복지급률은 공무원연금 등 다른 직역연금(50%)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어서 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 그래서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유족연금 중복지급률을 현행 30%에서 40%나 50%로 상향 조정하려고 했지만, 지금껏 실현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 “유족연금 골라도 노령연금 받게 하는 등 두 급여 모두 지급 방안 강구 필요”
이처럼 자신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30%의 유족연금을 같이 받을 수 있지만, 만약 자신이 받는 노령연금보다 숨진 배우자가 남긴 유족연금이 훨씬 많아서 유족연금을 고르면 사정이 바뀐다.

그러면 자신의 노령연금은 전혀 못 받고, 유족연금만 받을 수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그간 수급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한 사람밖에 연금을 타지 못한다는 오해가 생긴 까닭이다.
이와 관련, 자신의 노령연금을 선택하면 유족연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듯이, 유족연금을 고르더라도 자기 노령연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정부가 연금 개혁을 위해 가동 중인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 10차 회의 자료를 보면, 정인영 국민연금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유족연금 개선방안을 발제하면서 현재 국민연금의 급여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은 현실을 고려해 일정 중복급여 조정 기준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유족연금과 노령연금 등 두 급여를 모두 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족연금의 급여 수준은 지극히 낮다.

실제로 2021년 월평균 유족연금 지급액은 29만7천247원으로, 월평균 노령연금 지급액(55만6천502원)의 53.4%에 불과했다.

이는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고도 받는 기초연금(30만원)보다 적고, 1인 가구 최저생계비(54만8천349원)의 54.2% 수준에 그쳤다.

이렇게 유족연금이 적은 이유는 국민연금 평균 가입 기간이 17년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짧아 노후연금 액수가 적기 때문이다.

가입 기간별 유족연금의 소득대체율은 10년 미만 8%, 10년 이상∼20년 미만 10%, 20년 12% 등으로 국제노동기구(ILO) 조약에 따른 최저 급여기준 40%에 훨씬 못 미친다.

소득대체율은 국민연금 가입자의 생애 평균소득과 대비한 노후 수령액의 비중을 말한다. 연금 급여율이라고도 한다. 소득대체율 40%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40년 기준) 월 평균소득이 100만원이라면 나중에 연금으로 월 40만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가입 기간이 짧을수록 지급률을 낮게 차등 적용하고, 이른바 ‘의제 가입 기간’을 20년으로 짧게 설정한 것도 유족연금 급여 수준이 낮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의제 가입 기간은 사망자의 가입 기간이 20년이 안 되면 20년간 가입한 것으로 간주해 유족연금의 기본연금액을 계산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유족연금 지급률은 사망자의 가입 기간에 따라 40∼60%로 다르다. 사망자의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액(20년 가입 전제)의 40%를 유족이 받는다. 가입 기간 10∼20년 미만은 50%, 20년 이상은 60%다.

정인영 부연구위원은 유족의 소득 보장을 위해 유족연금 지급률을 사망자의 가입 기간에 상관없이 기본연금액의 60%로 일원화하고, 의제 가입 기간을 현행 20년에서 30년으로 상향 조정해 유족연금의 적정 급여 수준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무사신문 제846호(202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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