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웃 북유럽국보다 소득 낮아도 부→웰빙 전환 능숙"
유엔 자문기구 '세계행복보고서'…한국 57위·일본 54위·중국 86위

핀란드 헬싱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이 세계에서 57번째로 행복한 나라로 조사됐다. 1위는 북유럽 핀란드가 차지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전 세계 156개국을 상대로 국민 행복도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2018 세계행복보고서'를 14일 바티칸에서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0점 만점에 5.875점으로 57위에 올랐다. 작년에는 5.838점을 획득, 55위를 기록한 한국은 올해 점수가 약간 올랐으나 순위는 2계단 떨어졌다.

1위는 7.632점을 얻은 핀란드가 차지했다.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스웨덴, 호주가 핀란드의 뒤를 이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은 15위, 미국은 18위, 영국은 19위에 머물렀다.

작년에 14위에 올랐던 미국은 올해는 4단계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덴마크 행복연구소의 메이크 비킹은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핀란드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핀란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이웃 북유럽 국가들보다 낮고 미국보다는 훨씬 뒤처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핀란드인들은 부를 웰빙으로 바꿀 줄 아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비킹은 "우리 북유럽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세금을 내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모두의 삶의 질을 위한 투자로 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여론의 지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의 공동 편집자인 미국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박사도 핀란드 등 행복지수가 높은 북유럽 국가의 정치 철학이 미국과 매우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상위 10개국 중 대다수는 비록 엄청난 세금을 낼지언정,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견고한 사회 지원 시스템과 좋은 공공 서비스라고 믿는 사회 민주주의 국가"라고 분석했다.

이어 "(18위로 처진) 미국의 순위하락은 비만의 지속적인 유행, 물질 남용, 치료되지 않는 우울증 등과 일부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에서는 대만(6.441)이 26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싱가포르(6.343)는 34위, 일본(5.915) 54위, 중국(5.246) 86위로 나타났다.

내전과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시리아, 르완다, 예멘, 탄자니아, 남수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부룬디 등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례로 150∼156위의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북한은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SDSN은 국내총생산(GDP), 기대수명, 사회적 지원, 선택의 자유, 부패에 대한 인식, 사회의 너그러움 등을 기준으로 국가별 행복지수를 산출했다.

올해 조사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크게 상승한 나라는 토고(1.191), 가장 많이 떨어진 나라는 정정 불안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2.167)였다.

올해 보고서는 특히 세계가 직면한 난민·이민 문제를 반영, 세계 117개국 이민자들의 행복지수를 처음으로 산출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이민자들의 행복지수 순위는 국가별 행복지수 순위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국가별 행복 순위에서는 24위를 차지한 멕시코가 이민자 행복 순위에서는 10위로 순위가 껑충 뛰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보고서의 공동 편집자인 존 헬리웰은 "이 같은 결과는 이민자들의 행복은 그들이 정착한 나라의 삶의 질에 크게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은 이민자 행복 순위에서는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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