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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짜리 집 사줬는데 세금 '0원'…탈세도 남다른 금수저호재 앞둔 계열사 주식 손자에게 넘긴 그룹 회장…회사채로 증여 '꼼수'도
국세청, 미성년 고액 금융자산가 등 금수저 탈세 사례 공개

20대 후반인 A 씨는 학교를 졸업한 뒤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 성동구에 있는 소위 '핫한' 아파트를 사고 싶었지만 문제는 돈이었다.

아파트 가격은 무려 17억 원. 세간의 뜨거운 관심만큼이나 가격도 높았다.

A 씨처럼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20대는 쉽게 넘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A 씨는 이 아파트가 앞으로 투자 가치가 높다고 봤고 어떻게든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재력가인 아버지의 도움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A 씨는 아버지로부터 돈을 받아 아파트를 손에 넣었다. 하지만 17억 원 증여에 대한 세금은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A 씨가 아버지로부터 부동산 매매자금을 편법으로 증여받아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보고 세무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세청이 24일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268명 중 상당수는 뚜렷한 소득 없이 고액의 예금·자산 등을 보유한 미성년자들이다.

고액 자산가의 며느리인 B 씨는 시아버지로부터 5억 원을 받아 고금리 회사채를 사들인 뒤 15살짜리 자녀 명의의 계좌에 회사채를 입고하는 방식으로 증여세를 회피했다.

차명주식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우회 인수 등 변칙적인 자본 거래로 경영권을 승계한 기업인들도 상당수 국세청 세무조사의 타깃이 됐다.

C 법인의 사주는 임직원들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을 이들이 퇴직한 뒤에 자녀들이 주주로 있는 법인에 싸게 양도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했다.

D그룹의 회장은 회사 내부정보를 활용해 개발사업으로 호재를 앞둔 회사 주식을 10대인 손주들에게 증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해당 회사 주식 가치는 급등했다. 하지만 회장은 증여세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했고 결국 국세청의 조사를 받게 됐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관행도 여전했다.

E사의 사주는 원재료를 매입하는 거래 단계에 미성년 자녀가 주주로 있는 법인을 끼워 넣어 이익을 얻도록 했지만 증여세는 신고하지 않았다.

국세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 급등지역을 상대로 진행한 기획 세무조사 과정에서도 추가 적발사례가 쏟아졌다.

서울 송파구에만 오피스텔과 아파트 등 다수의 고가 부동산을 보유한 한 치과의사는 장인·장모로부터 현금을 받아 부동산 매매자금 일부를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매자금의 일부는 병원 수입금액을 빼돌려 채워 넣은 사실도 드러났다.

국세청은 이 치과의사에게서 증여세 5억여 원을 추징했다.

대기업 회장 G 씨는 임직원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을 21살 자녀가 소유한 법인에 저가로 양도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승계했다.

국세청은 이 대기업을 상대로 주식 변동 상황 등을 조사해 수백억 원대의 증여세를 추징하고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이동신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대기업·대재산가의 변칙 상속·증여는 더는 용납되지 않는 행위"라며 "세법에 따른 성실한 세금 신고와 납부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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