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감리위·증권선물위 거쳐야 최종 결정"
"한국GM 협상 막바지…'최소 10년간 먹튀 방지' 제도로 보장"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금융감독원의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판단에 대해 아직 최종 결정까지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았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GM의 패키지 협상에 대해서는 막바지 단계에 와있다며, 일각의 '먹튀' 우려에 대해서는 최소 10년간은 제도적으로 쉽지 않도록 제한이 돼 있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부총리는 9일 라디오 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는 금융위의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 최종 결정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결정이 날지는 예단이 쉽지 않다"며 "삼성이 경제에 큰 영향력이 있는 기업이다 보니 큰 뉴스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번 금융당국의 판단이 최종 절차를 모두 마치기 전에 알려진 탓에 시장 혼란이 초래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1주일 정도이지만 시장에 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감리위·증권선물위원회 결정이 났을 때 알려졌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가액(시장가)으로 갑자기 변경한 것을 '고의'로 판단해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위반 여부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첫 일정인 감리위원회는 오는 17일 열린다. 감리위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김 부총리는 한국GM과 관련해서는 "패키지 협상이 막바지에 와 있다"면서 "정부와 산업은행은 장기적으로 GM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영업하면서 우리 경제에 기여하는 노력을 하게 하는 쪽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GM이 기존대출 3조 원을 출자로 전환하고 약 4조 원을 추가 대출하며, 산은은 8천억 원을 추가 출연하는 내용으로 GM과 산업은행이 지난달 말 조건부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신 GM은 10년 한국에 더 있기로 약정하고, 산은은 한국 시장 철수를 막을 비토권을 가지기로 했다.

연구개발(R&D) 보강, 신차배정,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지정 등도 패키지로 협상했으며 이중 외투기업 지정은 법 규정에 따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GM이 한국GM에 투자하는 돈이 대출 형태라는 점과 관련해서는 "GM의 한국GM에 대한 4조 원(36억 달러) 대출은 쉽게 말해 마이너스 통장을 발급해주는 것"이라며 "한국GM은 쓸데없는 이자를 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GM의 먹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먹튀 방지는 최소 10년간은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다"면서 "주식 매각권을 일부 제한했고, 산업은행이 비토권을 가져오고, 연구개발 투자와 신차배정을 통해 10년이 아닌 장기 영속적 사업을 하면서 한국 경제와 고용에 기여하도록 해 서로 윈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 정부 1주년을 맞아 '경제 컨트롤타워'로서 성과를 거시경제 운용, 가계소득, 위기관리, 혁신성장 측면에서 평가했다.

그는 작년 국내총생산(GDP) 3.1% 성장으로 3%대 성장에 복귀한 점, 사람중심 투자로 9분기 만에 가계소득이 증가한 점을 성과로 평가했다.

아울러 한·중 통화스와프나 한반도의 지정학적 문제, 부동산 문제, 통상 마찰 등 위험요인을 나름대로 관리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봤다.

아울러 혁신성장과 관련해 올해 1분기에 기업 창업 수와 벤처 기업 투자 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성과로 꼽았다.

김 부총리는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이러한 점을 통해 우리 경제의 틀, 패러다임 변화가 어느 정도 발동이 걸렸다는 점"이라며 "물적·양적 성장, 모방·추격경제 위주에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사람중심 경제,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으로 가는 틀의 기반은 닦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 부총리는 경제의 새 틀을 짜는 데 좀 더 공고하게 뿌리를 박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일자리 만들기나 핵심 생계비를 낮추는 것이 사람중심 투자인데 세금 퍼주기가 아니냐, 성장과는 다른 방향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며 "(비판을) 나쁘게만 볼 게 아니라 조화롭게 같이 보며 새 틀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또 "국민이 느끼기에 가시적 성과를 체감하기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일자리나 혁신성장에서도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년간 경제팀 중 일을 가장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지적에 "경제팀은 한 팀으로 일하기에 각 장관이 잘해주셨고 그분들이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흡하거나 아쉬운 건 전적으로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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