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한은 4분기에 금리 인상…美 따라잡을 필요 없어"

과거 주 40시간 근무제가 도입됐을 때 노동생산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근로시간 단축 정책을 도입할 때는 비효율적인 장시간 근로를 제거하는 것이 정책 성패의 핵심이라는 제언이다.

박윤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8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국제경제학회 하계 정책심포지엄에서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2000∼2012년 중 존속한 사업체 1만1천692개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2004∼2011년 단계적으로 도입된 주 40시간 근무제가 제조업 1인당 생산량에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분석결과 주 40시간 근무제로 1인당 부가가치 산출(노동생산성)이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은 2.9%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연구위원은 주 40시간 근무제 이전 근무가 비효율적이던 이유로 고용이 경직적인 상황에서 연장근로 임금이 높아지면서 사용자가 노동비용 절감을 위해 정규근로 임금을 낮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근로자는 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해 연장근로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비효율적인 수준으로 국내 근로시간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비효율적인 연장 근로가 사라지면서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정부는 현재 사실상 최장 주 68시간인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이려 하고 있다. 다음 달부터 300인 이상 기업은 바로 주 52시간 체제에 들어가야 한다.

박 연구위원은 "근로시간 단축 정책의 근본 목표는 근로자의 안전이지만 생산성도 중요하다"며 "특히 고용 창출 여부는 생산성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산성을 향상하려면 비효율적인 근로시간 줄이기를 목표로 하고 노사가 일하는 방식을 창의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정부는 세세한 규제를 지양해야 한다"면서 "비효율적인 장시간 근로를 야기하는 유인체계를 바로잡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통화정책이 아시아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한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의 다음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근거로 골드만삭스 자체적인 경기 지표로 봤을 때 한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이 점차 둔화하고 있는 신호가 나타난 점을 들었다.

이어 그는 "한국이 미국 금리를 서둘러 따라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가계부채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증가했지만 금리 인상 여파가 있어도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세계경제 전망과 리스크 요인'이라는 발표에서 "한국 경제는 2011년 이후 낮은 3% 전후 성장률을 보이다가 2015∼2016년 연속 2%대로 하락했고 잠재성장률은 2%대 후반으로 떨어졌다"며 "한국 경제의 저성장 장기화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 금리 상승, 자산 가격 급변동, 글로벌 보호주의, 원화 강세 등 불확실성 증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고령화 문제 해결, 고령화 사회 변화 수용, 혁신을 통한 생산성 개선이 향후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종석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지출의 소득재분배 기능'이라는 발표에서 2015년 재정패널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재정지출 소득재분배 수혜는 1분위(소득 하위 10%)에 집중돼 있고 2분위부터 10분위까지는 수혜 수준이 유사하게 나타나 소득재분배가 약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분위 수혜가 3분위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자료를 가계금융복지조사로 바꿀 경우 소득분위별 순수혜 수준, 재분배 정도에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5세 이하 자녀를 둔 전체 가구에 월 10만원 아동수당을 지급하는 사례를 들며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4∼10분위에 걸쳐 수혜가 증가하는 반면 재정패널에선 7분위 이상에서 주로 증가한다"며 사용되는 자료에 따라 분석 결과, 정책 영향이 달리 분석될 수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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