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가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드론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한 토지조사 기법이 토지 무단 변경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원 권선구 세무과 도세팀은 지난해 5월 관내 제3산업단지 3필지(55만5천㎡)를 1시간 동안 전수조사해 나대지로 방치하거나 농작물을 재배하는 등 불법 용도변경한 토지를 색출해 취득세 2억3천700만 원을 추징했다.

사람이 했으면 몇 주가 걸렸을 전수조사가 단 1시간 만에 가능했던 것은 도세팀이 개발한 '드론과 지리정보시스템을 접목한 새로운 토지조사기법' 덕분이었다.

지금까지 세금을 부과하기 위한 토지조사방식은 대상지의 토지대장과 1년 전에 촬영된 항공촬영 사진을 비교하거나, 제보를 받아 세무과 공무원이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방법뿐이었다.

그러나 현장을 조사할 일선 세무인력은 턱없이 부족해 현장에 나가 토지를 일제 조사하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드론활용한 불법 용도변경 토지조사
  경기 수원시가 지난해 1월부터 드론과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한 토지조사를 시행해 세금징수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사진은 드론이 촬영한 권선구 지역 토지 모습. 2018.7.15 [수원시 제공]

권선구 도세팀도 팀장과 주무관 단 2명이 토지조사뿐 아니라 각종 도세를 걷는 업무 등을 하고 있다.

특히 권선구 지역은 중고 자동차매매단지 주변 농지를 주차장 용도로 무단 변경해 주차장 임대업을 하는 불법행위가 수년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나, 단속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제대로된 단속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문제 해결 방법을 고민하던 도세팀은 구청 내 드론동호회를 보고 불법 토지를 찾아낼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도세팀은 동호회에 부탁해 평일 업무 시간 이전이나 주말에 권선구청 관내 토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150m 높이에서 비행하는 드론은 공무원이 가지 못하는 지역을 마음대로 누비며 단시간에 넓은 토지를 촬영해 왔다. 도세팀은 이 사진을 GIS에 등록된 해당 지역 사진과 눈으로 비교해 불법 용도변경 사실을 찾아냈다.

GIS는 매년 1회 촬영되는 항공사진과 지적도가 결합한 형태로, 지번별로 적법한 지목 변경 사항을 실시간으로 알수 있다.

드론과 GIS를 활용한 토지조사를 통해 권선구 세무과 도세팀은 지난 1년간 지목을 불법으로 변경한 120건에 대해 취득세 등 5억500만 원을 징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드론동호회 회원들의 드론 장비와 인력을 활용하면서 조사용역 발주 시 소요되는 비용 3천400만 원도 절감할 수 있었다.

권선구의 드론과 GIS를 활용한 토지조사기법은 '일하는 방식 혁신 우수사례'로 선정돼 지난 12일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훈 권선구 세무과 도세팀장은 "드론과 GIS를 접목한 토지조사기법은 기존 조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건축물과 토지를 실시간 파악해 취득세와 재산세 등 숨은 세원을 발굴하는 획기적인 방법"이라면서 "등산로 정비, 공원용지 관리, 하천관리, 산림훼손 조사 등에도 드론을 활용하면 업무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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