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법인세율 인하가 자국은 물론 다른 나라의 세수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법인세율 인하로 각국이 다국적기업들로부터 걷는 세금이 최소 1.6%에서 최대 13.5%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의 법인세율이 35%에서 21%로 인하됨에 따라 기업들의 미국 내 수익과 투자가 늘어날 공산이 크고 여타국의 과세대상 법인 소득은 자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와 일본, 영국 등이 가장 큰 세수 손실을 볼 국가로 꼽힌 반면 에스토니아와 폴란드, 파키스탄 등은 직접적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IMF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처럼 적지 않은 세수 손실이 발생하면 각국이 앞다퉈 법인세를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알렉산더 클렘 IMF 조세정책국 부국장은 "한 국가가 법인세율을 낮추면 통상 다른 국가들도 이를 따른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1993년부터 2017년까지 법인세율을 35%로 묶어두고 있었다. 당초 국가별 세율을 비교할 때 미국은 중간 정도였으나 각국이 법인세율을 속속 인하한 탓에 나중에는 최상위권이 됐다.

정부의 투자 유치 노력, 기업들의 절세 노력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법인세율은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하락했다. 법인소득이 개인 소득과 달리 국경을 비교적 자유롭게 넘나들어 각국 정부가 이에 과세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법인세 인하로 인한 일부 국가의 세수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리드대학 경제학과의 킴벌리 클로징 교수는 미국이 세율을 21%로 대폭 인하했지만 조세피난처의 세율만큼 매력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