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국세납세자권리 콘퍼런스' 개최

세무공무원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좋지 않지만 스웨덴에서는 국세청의 신뢰도가 60%에 달한다. 다른 어떤 국가기관보다 더 높다. 그 이유는 뭘까.

한국납세자연맹이 24일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한 '2018 국세납세자권리 콘퍼런스'에서 그 해답의 일부가 밝혀졌다.

스웨덴 국세청 전략업무 담당자인 안더스 스트리드는 이날 '스웨덴 국세청의 조직 문화 개혁'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세무공무원의 태도변화가 납세자의 신뢰를 얻게 된 비결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스웨덴 국세청도 과거에는 납세자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존재'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에게 겁을 줘 세금을 내도록 해서다.

납세자의 소득 신고에서 잘못된 부분을 짚어내고 초과소득이 있으면 세금을 거둬갔다.

국세청 자신도 스스로 '강제집행기관'으로 여겼다.
1980년대 들어 변화의 바람이 있었다. 서비스 제공 기관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강제집행기관으로 남아야 한다는 목소리와 서비스 제공기관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부닥치다가 서서히 서비스 제공으로 무게 중심이 실렸다.

2003년 진행한 연구의 결과가 결정적이었다. 직원들의 태도를 권위적, 사무적, 인간적 태도로 세 부류로 분류했을 때 납세자들을 인간적인 태도로 대우했을 때 신뢰가 높아졌다.

예전에는 국세청 직원들이 권위적인 태도로 납세자들을 가르치거나 사무적으로 입장에서 업무처리에만 신경을 썼더니만 신뢰만 떨어졌다.

스트리드는 "대부분 납세자는 국세청이 올바른 결정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그래서 그들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근거해 공정성을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즉 "과정의 공정함과 투명함이 보장되고, 자신의 말이 경청되고 존중받는다고 인지하면 그 결과도 수용하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세금을 잘 걷는 것이 능사가 아니고, 세금을 잘 모르는 납세자에게 설명하는 것도 국세청 직원의 임무라고 스트리드는 강조했다.

국세청 직원들의 태도변화가 가시화되자 기업 납세자의 신뢰도가 2000년 50% 초반에서 지난해 70%를 웃돌았다.

납세자의 신뢰도가 올라가니 납세자의 세금 준수 의무도 덩달아 올라갔다고 한다.

스트리드는 아울러 이런 개혁을 꾸준히 끌고 가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계속 해왔다는 것이 비결 중 하나"라며 "변화에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없어 일관성을 가지고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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