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부가가치세 확정 신고기간 동안 세무·회계 전공 대학생들이 세무사사무소에서 현장실습 교육을 통해 세무실무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무사신문은 세무사사무소 현장실습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을 만나 참여소감과 함께 현행 실습교육의 개선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다양한 업무 체험의 기회…나만의 직업 찾는 나침반 될 듯”

Q. 업무는 적성에 맞았나
A. 학교에서 실무 위주로 교육받았고전산회계 1·2급을 취득한 터라 업무가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부가가치세 신고기간인 만큼 많은 영수증을 일일이 정리해야 했다. 21세기에 아직도 영수증을 풀로 붙이다니! (웃음) 머지않아 이 부분은 시스템적으로 개선될 것 같긴 하다. 이 외에도 전자세금계산서 조회, 매입매출전표 및 홈택스 신고서 작성, 부가세 납부서 이메일 전송 등 다양한 업무를 처리했다. 현장실습 전에는 업무를 제대로 할 수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부딪혀 보니 역시나 해보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Q. 근무환경은 어땠나
A. 당초 신청한 지역보다 집에서 다소 떨어진 사무소를 배정받았지만 출퇴근에는 지장이 없었다. 무엇보다 세무사님과 나를 포함해 사무소 식구는 총 4명으로 단출했는데 그만큼 개인적인 애로사항과 소소한 일상까지 공유할 만큼 친분을 쌓게 돼 좋았다. 내가 업무와 관련해 이것저것 궁금해할 때마다 여쭤봐도 얼굴 한 번 찡그리시지 않고 친절히 알려주셨다.
 
Q. 졸업 후 세무사사무소로 취업할 계획인가
A. 세무사사무소로의 취업을 긍정적으로 생각중이다. 업계에 여성 종사자가 많은 만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조직 문화가 갖춰져 있고 출산 후 업무 복귀도 쉽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1학년이라 많은 직무 체험을 해보고 싶다. 세무회계는 일반기업체, 공기업, 관공서 등 모든 부문에서 활용도가 큰 만큼 다양한 기관에서 제공하는 아르바이트나 인턴에 참여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내가 진짜로 잘하고, 정말로 좋아하는 직업을 찾고 싶다.

“야근 없고 근무환경 좋아…졸업 후 세무사사무소 취업할 것”

Q. 현장실습이 학업에 도움이 됐나
A. 대학에서 세무회계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막상 실무를 접한 적은 처음이다. 급여자료 입력과 연말정산 신고를 직접 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내가 현장실습을 한 사무실은 세무사님과 3명의 직원이 함께 일하는 곳이다. 다들 살뜰히 챙겨 주셔서 겉돌지 않고 업무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특히 내가 이번 달에 전산세무 2급 자격시험에 응시한다는 것을 아시고 시험에 나오는 것 위주로 과외(?)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Q. 부가가치세 신고기간이라 힘들진 않았나
A. 같이 현장학습에 참여한 친구들은 다들 바쁘다고 아우성이었다(웃음). 심한 친구들은 야근도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나는 주 5일,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 근무했다. 좋은 환경에서 근무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최대한 정규 업무시간에 집중해 폐를 끼치지 않도록 노력했다. 신고를 직접 옆에서 지켜보니 숫자를 다뤄야 하는 만큼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고 마감시한이 정해져 있어 시간에 대한 압박도 느꼈다. 하지만 다들 하나의 목표를 향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보며 느낀 바가 컸다. 아직 1학년인 만큼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 졸업 후에는 반드시 세무사사무소 취업에 성공하고 싶다.

Q. 아쉬웠던 부분은
A. 연중 1월과 7월 두 번만 현장실습을 진행한다고 알고 있는데 7월에 또 신청하고 싶을 만큼 보람차고 재밌었다. 적은 돈이지만 첫 월급으로 부모님께 작은 선물도 사 드릴 수 있어 뿌듯한 마음도 컸다. 다만 아쉬운 건 현장실습 기간이 한창 바쁜 신고기간이다 보니 모르는 걸 여쭈어 볼 때 부담이 됐다. 또, 사무소 분들의 배려로 어렵거나 복잡한 업무는 맡지 않았는데 조금 더 난이도 높은 업무를 맡아 보고 싶다.

“세무 업무는 작은 실수도 치명적…진로 다시 고민하는 계기된 듯”

Q. 주로 어떤 업무를 맡았나
A. 수임처와 거래할 때 분개처리와 회계 계정과목을 더 적합한 과목으로 변경하는 일을 주로 했다. 처음에는 그 기준이 헷갈릴 때가 많았는데 일단은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그래도 모르겠으면 세무사님께 직접 여쭈어 보면서 배워나갔다. 이외에도 매입매출전표 입력과 전송을 담당했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사무소에 나 말고 다른 직원이 없어 물어볼 사람이 세무사님뿐이라 조금 부담이 되긴 했다.(웃음)

Q. 급여는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나
A. 현장실습은 내가 일방적으로 세무사사무소에 노동력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은 학생이지만 내가 무엇을 배워가는 과정이 중첩돼 있다. 그래서 일종의 교습비가 급여에서 공제돼 있다고 생각해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물론 급여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래도 만족할만한 수준이었다. 야근도 없어 업무강도가 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Q. 앞으로의 진로는
A. 아무래도 세무회계학과를 전공하고 있는 만큼 동기들을 보면 세무사사무소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경우가 많다. 커리큘럼도 그쪽으로 설정돼 있고 교수님도 이를 염두에 두고 강의를 진행하신다. 나도 막연히 이쪽 분야에서 일하겠구나 했는데 오히려 이번 현장실습을 통해 생각이 좀 바뀌었다. 세무사님의 업무를 옆에서 보니 예상보다 세무사사무소에서 처리하는 업무가 복잡했고 작은 실수도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진짜 내가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세무사신문 제741호(20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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