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시장 과부화에 방송통신대·야간로스쿨 도입 ‘초읽기’

법무부가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1768명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가 유감을 표명하며 ‘변호사 수 감축’을 주장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명단을 발표하자 같은 날 대한변협은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달 9일에도 대한변협은 법무부에 의견서를 보내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1000명 이하로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급격한 감축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도 1500명 이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한변협은 성명서에서 제9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는 로스쿨 정원의 88.4%에 해당할 만큼 과도하다며 로스쿨 교육 형해화, 법률시장의 수급 상황, 법조 유사직역의 통폐합 미실현 등의 현실을 도외시한 법무부의 이번 결정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로스쿨 제도의 근본적 개선 없이 변호사시험 합격자 숫자만 늘릴 경우, 그 피해는 국민이 부담하게 되고 변호사들의 고통만 가중될 것”이라며 “급격한 합격자 수 증가로 변협이 주관하는 연수 과정마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기준 대한변협에 등록된 전국 변호사 수는 2만7900명이다. 여기에 이번 합격한 1,768명이 더해지면 올해부터 변호사 수는 3만명에 이른다.

로스쿨이 도입된 이후 변호사 숫자는 가파르게 올랐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역대 변호사시험에선 보통 1500명 대에서 합격인원이 결정됐다. 2012년 실시된 제1회 변호사시험에서 1451명의 합격자를 기록한 뒤 ▲2회 1538명 ▲3회 1550명 ▲4회 1565명 ▲5회 1581명 ▲6회 1600명 ▲7회 1599명 ▲8회 1691명의 합격인원을 나타냈다. 1768명이 합격한 올해의 경우, 역대 최다 합격자 수를 배출한 셈이다.

대한변협이 변호사 합격자 수를 놓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방송통신대학교·야간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수가 더 늘어날 양상이기 때문이다.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전국 25개 로스쿨 외 방송통신대학교 로스쿨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세무사신문 제771호(20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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