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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일리노이주 '누진적 소득세' 도입 사실상 무산현재 4.95% 고정세율…주민투표서 반대 55% 찬성 45%

소득세제를 현행 고정세에서 누진세로 전환하려는 미국 일리노이 정치권의 노력이 주민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됐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대선과 함께 실시된 일리노이 주민투표 개표(97%) 결과, 유권자 55%가 '누진세제 도입을 위한 주 헌법 개정안'에 반대 의사를 표했다. 찬성은 45%에 그쳤다.

개헌안은 11·3 대선 참여 유권자 과반 또는 이 질문에 답한 유권자의 60%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5·민주)는 최대 40만 장에 달하는 우편투표 용지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며 일리노이 우편투표 접수가 마감되는 오는 17일까지는 최종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프리츠커 주지사의 누진세 도입 캠페인을 이끈 시민단체(Vote Yes For Fairness) 측은 4일 패배를 인정했다. 이들은 "누진세 반대자들은 대책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개헌에 반대한 시민단체(The Coalition to Stop the Proposed Tax Hike Amendment) 측은 앞서 개표 결과가 나온 직후 "우편투표가 모두 집계되더라도 찬성표보다 반대표가 더 많을 것으로 확신한다. 소기업 소유주들과 자영업자, 중산층 가정, 가족 경영형 농가, 은퇴자, 그리고 대규모 고용주의 승리"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일리노이 정치인들은 지난 10년 사이 두 차례나 세금을 대폭 올리고도 80억 달러(약 9조 원) 규모의 재정적자에 직면해 있다"면서 "유권자들은 부패한 시스템을 고치는 대신 또다시 세금 인상을 시도하는 정치인들을 더 믿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풀이했다.

누진세 도입은 프리츠커 주지사가 2018년 선거 출마 당시 내걸었던 주요 공약 중 하나다. 그는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와 함께 개인 소득세에 누진세율을 적용해 세수를 증대하고 재정 적자를 메운다는 계획이었다.

민주당이 주도권을 쥔 일리노이 주의회는 현행 4.95%의 고정세율을 적용하는 소득세제를 누진세제로 바꾸기 위한 개헌안을 작년 5월 상·하원에서 차례로 통과시켰다. 일리노이주는 1970년 단일 소득세제를 도입했으며, 개헌은 주민 승인을 거쳐야 확정된다.

프리츠커 주지사와 민주계는 "누진세제는 '공정한 세금 제도다. 연간 소득이 25만 달러(약 2억8천만 원) 이상인 상위 약 3% 주민에게만 적용되며 나머지 97% 주민은 현재와 같거나 더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받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이들은 주민투표를 앞두고 "누진세 도입이 무산되면 전체 주민의 소득세를 20%가량 인상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대론자들은 "세제 개편 찬성은 소득세를 더 쉽게 인상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누진세제가 도입되면 중산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민의 소득세 부담이 현재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리노이 최대 부호로 손꼽히는 헤지펀드 매니저 켄 그리핀(52·시타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은 "주정부의 과다한 지출 줄이기와 부패 청산이 우선"이라며 5천375만 달러(606억원)에 달하는 개인 돈을 투입, 개헌 저지 운동을 벌였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텍사스·플로리다·아칸소·사우스다코타·와이오밍·네바다·워싱턴 등 7개 주에는 주정부가 부과하는 개인 소득세가 없다. 나머지 43개 주 중 일리노이를 비롯해 콜로라도·인디애나·매사추세츠·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유타 등 8개 주가 고정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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