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벌적 손해배상도 도입…소송 때 중기 입증 책임 완화

대기업이 거래 중소기업에서 기술자료를 제공받을 경우 비밀유지계약을 맺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기업이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사용해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면 그 금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탈취를 근절하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이 개정안을 오는 20일께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기술자료를 제공할 때 양측의 비밀유지계약 체결이 의무화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중기부는 향후 표준비밀유지계약서를 마련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제공할 예정이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사용하거나 다른 거래 기업에 제공해 중소기업이 손해를 볼 경우 그 금액의 최대 3배를 배상해야 한다.

그동안 대기업이 중소기업 기술을 유용해 물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다른 중소기업에 넘겨 생산하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를 막기 위한 것이다.

현재 하도급법과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산업기술보호법도 기술유용·영업비밀행위 등에 대해 최대 3배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고 있다.

또 중소기업이 기술 탈취로 손해를 보게 돼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입증 책임 부담이 완화된다.

중소기업이 소송 과정에서 법 위반을 주장하면 대기업이 자신의 행위가 기술 탈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증거 자료 등을 법원에 제시해야 한다. 대기업의 입증 책임이 강화됨으로써 그만큼 중소기업 부담이 줄게 된다.

중소기업은 기술을 빼앗겨도 대기업과 거래가 끊기거나 계약이 취소될 것을 우려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대로 제기하지 못하고, 소송을 내도 피해를 입증하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중기부는 "이번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공정한 상생협력 문화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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