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속 다변화 전략…"탄소중립으로 무역 체질개선"

문재인 대통령은 8일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코로나 이후 회복되는 시장 선점을 위해 모든 나라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보호무역의 바람도 거셀 것"이라며 "시장 다변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이 CPTTP 가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중국을 배제한 채 일본, 호주, 캐나다 등 핵심 동맹국과 우방을 주축으로 TPP를 만든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주의 기조 속에 여기서 탈퇴하자 일본 등 나머지 국가들이 수정해 만든 것이 CPTPP다.

특히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지난달 서명한 문 대통령이 이번에는 미국이 복귀를 검토 중인 CPTPP에 참여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미중 무역갈등 와중에 샌드위치 신세가 될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한국이 RCEP과 CPTPP 모두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고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전날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CPTPP와 RCEP의 조화를 고민하자'는 취지의 얘기가 오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또 "신남방·신북방 국가를 중심으로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더욱 넓혀가겠다"며 "세계최대규모 다자 FTA인 RCEP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인도네시아, 이스라엘과의 FTA를 마무리하고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도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협상을 통해 한류 콘텐츠 수출과 지식재산권 보호를 확대하겠다. 거대 중남미도 더 가까운 시장으로 만들겠다"며 "세계무역기구(WTO)와 주요 20개국(G20) 논의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무역의 체질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담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데 무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 국경세 도입이 공론화되고 있다. 수출기업들도 에너지 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정부도 그린뉴딜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무역을 총성 없는 전쟁이라 하지만 무역의 시작은 함께 잘 살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한강의 기적을 이끈 것도 이런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다. 무역으로 상대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인들도 유례없는 상황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한국은 빠르게 수출을 플러스로 바꾸는 저력을 보였다"며 "이는 경제가 3분기부터 반등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저작권자 ©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