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세재단 '국제조세경쟁력 보고서' 분석 결과
"OECD 국가 중 순위 하락 속도 두 번째로 빨라"

올해 한국의 조세경쟁력 순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24위로, 최근 3년간 7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미국 조세재단(US Tax Foundation)이 지난 10월 발표한 '국제조세경쟁력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이 2014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OECD 36개국 중 올해 한국의 조세경쟁력 순위는 24위였다. 세목별로는 소비세가 2위, 소득세가 22위, 법인세와 국제조세가 각각 33위, 재산세가 30위였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조세경쟁력 순위가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경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의 조세경쟁력은 2017년 17위에서 올해 24위로 3년만에 7계단 낮아져 최근 3년간 하락 폭이 네덜란드(-8계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같은 기간 법인세와 소득세, 국제 조세 순위가 모두 5계단씩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재산세는 1계단 낮아졌고 소비세는 순위에 변화가 없었다.

소득세와 국제조세는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순위 하락폭이 컸고, 법인세는 네 번째로 컸다.

올해 조세경쟁력 상위 5개국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뉴질랜드, 스위스, 룩셈부르크 순이었다.

순위 상승폭이 가장 큰 5개국은 미국(+7위), 이스라엘(+6위), 헝가리(+5위), 프랑스(+4위), 그리스(+3위)였다.

 


[한경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경연은 기업의 세 부담을 완화하는 국제 추세와 반대로 2018년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상한 것이 조세경쟁력 순위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조세재단은 우리나라 세제의 장점으로 상대적으로 넓은 세원에 낮은 세율(10%)을 적용하는 부가가치세와, 93개국에 달하는 광범위한 조세조약 네트워크 등을 꼽았다.

그러나 단점으로는 법인세의 제한적인 손실이월공제 제도, 상속세 등 부동산과 금융거래에 별도 과세하는 재산 세제 등을 들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많은 선진국들이 조세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율을 경쟁적으로 인하하는 추세"라며 "법인세, 국제조세, 재산세 등 경쟁력이 낮은 부문을 중심으로 세율은 낮추고 세원은 넓혀 조세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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