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463만명 수혜…1인 가구 근로자 월 157만3천770원
중소기업·소상공인 '직격탄'…경영계도 '찬바람'
'정기상여금, 최저임금 포함' 놓고 노사 격돌 불가피

내년 1월 1일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인상돼 노동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최저 시급인 6천470원보다 16.4% 오른 금액이며, 2000년 9월∼2001년 8월(16.6% 인상) 이후 17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1인 가구 노동자는 월급 기준(209시간 기준)으로 올해보다 22만1천540원 인상된 157만3천770원을 받게 돼 생계유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반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은 상당히 늘어 영세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하는 등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 근로자 463만 명 혜택…100명 중 23명 '수혜'
내년에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463만여 명(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기준)으로 추정되며, 영향률은 23.6%다. 전체 근로자 100명 가운데 23명가량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의 수혜자가 된다는 얘기다.

노동계는 1인 가구 노동자의 표준 생계비(월 215만 원)를 토대로 최저임금이 1만 원은 돼야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월 소득이 209만 원에 이르러 최소한의 기본 생계가 보장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에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1인 가구 노동자는 월급 기준(209시간)으로 157만3천770원을 받게 된다.

노동계는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에 만족하지 않고 2019년 최저임금 인상분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 경영계 "긴축경영 불가피"…중기·소상공인 '한숨'
실제로 300인 미만 기업의 약 50%는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내년에 긴축경영을 예고하고 나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올해 11월 말∼12월 초 회원사와 기업 273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8 최고경영자 경제전망 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기업의 절반(45.7%)이 "긴축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투자 축소'도 과반(54.6%)에 달했다.

전체 기업의 37.7%는 최저임금 인상 결과로 '고용 축소'를 우려했고, 무인·자동화 등 자본투입 확대(24.6%), 제품가격 인상(22%)을 예상하는 기업도 많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중소기업의 경제 상황 인식 및 정책 의견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이 가장 시급한 정책으로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정책 변화에 따른 부담 완화를 꼽았다.

특히 소상공인들은 PC방·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이미용업·음식점·택시·경비 등 경영난에 처한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별 차등 적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프랜차이즈·편의점·주유소 등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직원들의 비중이 높은 업계는 가격 인상, 인원 감축, 무인점포 전환 등 인건비를 줄일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 '정기상여금, 최저임금에 포함될까'…노사 격론
최저임금위원회는 조만간 노사 간 합의를 토대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에 관한 계획안을 고용노동부에 통보할 계획이다.

현재 최저임금에는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산입된다. 상여금을 비롯해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연봉 4천만 원 이상을 받는 비취약계층 근로자가 기본급 비중이 현저히 낮으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아 기본급·상여금이 인상되는 효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에 노동계는 현재 기본급 비중이 낮은 이유가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지급되는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며 개별 기업들이 복잡한 임금체계를 단순 정리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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